EU 법원 "제재 근거 불충분"
러 와그너그룹 수장 |
(브루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러시아 민간용병그룹 와그너그룹 대표의 모친까지 제재 명단에 포함했던 유럽연합(EU)의 결정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EU 일반법원은 8일(현지시간) 와그너그룹 대표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모친인 비올레타 프리고지나(83)에 대한 EU의 제재 결정 무효화를 결정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EU는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 직전 2014년 크림반도 강제합병 등에 와그너그룹이 연루된 점을 들어 프리고지나를 포함한 관련 인사들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그러나 이후 프리고지나 측이 EU의 제재 결정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고, 1심 재판소 격인 일반법원에서 그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EU는 제재 명단에 프리고지나를 올릴 당시 그가 아들인 프리고진이 이끄는 '콩코드 그룹'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가 아들의 불법 무장 활동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프리고지나가 여전히 해당 회사의 주주이긴 하지만, 2017년 이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점을 들어 EU가 그의 경제활동이 아들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와그너를 이끄는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 독립성을 훼손한 행위에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모친인 프리고지나까지 제재하기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결했다.
EU 사법재판소의 일부인 일반법원은 1989년 설립된 1심 재판소(CFI)를 기반으로 2009년 리스본 조약에 따라 지금의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일반법원에서는 전문 법원이나 사법재판소에 직접적으로 회부된 사건 이외의 1심 사건을 판단하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이번 판결에 불복할 경우 최고법원 격인 사법재판소에 항소할 수 있으며, 항소 대신 더 확실한 근거를 마련해 제재 명단에 다시 추가하는 선택지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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