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71억 배임' 타이이스타젯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태국 방콕의 타이이스타젯 사무실. 중앙포토

법원이 '이스타항공 71억원 배임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주지법 박지영 영장전담판사는 2일 박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범행 내용 및 피해액에 비춰 사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범죄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증거자료와 수사 경과에 비춰보면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했다거나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수사기관의 소환에 불응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스타항공 자금 71억원을 타이이스타젯 설립 자금으로 쓰는 등 이스타항공에 경제적 손실을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실소유한 것으로 의심받는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다. 박 대표는 타이이스타젯뿐만 아니라 이스타젯에어서비스의 대표직도 맡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자사 항공권 판매 대행사인 이스타젯에어서비스에 71억원 상당의 외상 채권을 설정했고 추후 이를 '회수 불능'으로 손실 처리했으나, 이 돈이 타이이스타젯 설립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게 이 사건의 주요 내용이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을 박 대표의 공범으로 구속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박 대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4억원 상당의 불법 외환거래(속칭 환치기)를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태국에 있는 박 대표를 국내로 들어오도록 설득해 지난달 28일 인천공항에서 체포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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