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가·공공요금 등으로 물가 둔화 속도 더딜 수도"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한국은행 전경/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앞으로 국제 유가와 공공요금 등 불확실성 리스크에 따라 물가 안정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대응에 따라 물가뿐 아니라 경기 및 환율 흐름도 달라질 수 있어 정교한 정책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2일 발표한 '물가 여건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BOK이슈노트)에서 "향후 소비자물가는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여건 변화를 감안할 때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에 따른 수요 확대와 러시아의 감산 등 공급 차질 탓에 국제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요금도 인상 폭과 시기가 불분명하지만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연내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돼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와 공공요금 상승 폭이 커지면 생산원가 상승을 거쳐 재화와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이차 파급영향이 나타나면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물가 제외)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송상윤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국제유가 및 공공요금 상승으로 여타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대한 이차 파급영향이 나타날 경우 근원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아울러 노동시장의 경우 경제활동참가율, 즉 노동시장의 타이트함(tightness·실업자수 대비 빈일자리수 비율) 등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국에 비해서는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노동시장과 근원물가 간에 밀접한 연관성이 존재하는 만큼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늘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과장은 "국내외 경제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대응에 따라 향후 물가 흐름뿐 아니라 경기 및 환율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며 "성장-물가 상충관계, 외환·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교한 정책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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