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불법화물 주변 부표 움직임 정밀 관측해 밀매 차단"
지난해 에콰도르 경찰에 적발된 마약들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산 코카인의 유럽행 관문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에콰도르가 마약 밀매 범죄단속을 위해 유럽연합(EU)과 협력 시스템을 강화키로 했다.
1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에콰도르 해군은 이날 과야킬 해군 해양연구소에서 EU와 불법 화물 감시를 위한 전략적 협정안을 체결했다.
EU의 지구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 위성 시스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일부 권한을 에콰도르 해군 측에 제공하는 게 골자다.
에콰도르 해군은 해상에서의 불법 마약 화물 감시와 적발을 위해 코페르니쿠스의 정밀 조류 데이터를 분석할 예정이다.
마약을 담은 화물을 싣고 남미에서 출발한 선박이 부표를 매단 채 공해상 특정 장소에 던져 놓으면 다른 선박에서 이를 수거해 유럽으로 향하는 게 일반적인 마약 밀매 루트인데, 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파블로 카이세도 에콰도르 해군 제독은 "코카인이 든 불법 화물을 지탱하는 부표들의 움직임으로 조수에 따라 예측할 수 있다"며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표의 특정 위치를 찾아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해풍을 비롯한 해양학적 기상 조건을 정기적으로 계산하면 선박 바닷길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는 게 에콰도르 측 판단이다.
앞서 전날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수도 키토를 찾은 일바 요한손 EU 집행위 내무담당위원, 아넬리스 베를린덴 벨기에 내무장관과 만나 마약 밀매와 조직범죄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라소 대통령은 "에콰도르가 미국과 유럽으로 코카인을 운송하는 중간 지점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갱단과 싸우기 위해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콰도르 경찰은 지난해 압수된 201t의 코카인 중 18%가량이 벨기에 앤트워프를 도착지로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도 유럽행 바나나 운송 선박에서 코카인 8.78t이 적발되기도 했다.
후안 사파타 에콰도르 내무장관은 "조직적인 마약 밀매 범죄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벨기에 정부와 더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콰도르에는 대규모 마약 생산지나 카르텔이 있지는 않다.
다만, 서쪽으로 태평양을 끼고 있다 보니 콜롬비아와 페루 등을 근거지로 둔 코카인 갱단들이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마약 밀수 경로 확보를 위해 도심 총격전을 불사할 정도로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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