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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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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상회담 상징 ‘남북연락사무소’ 사무처 없앤다…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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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협력실→교류협력국 3년 만에 강등

인도협력국→인도협력·북한인권실 격상


한겨레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2019년 9월14일 개소했으며, 2020년 6월16일 북쪽이 ‘대북전단’을 빌미로 청사를 폭파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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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2018년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의 하나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남쪽 사무처 조직을 없애고 관련 기능을 남북회담본부에 갖다 붙이는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또 교류협력실을 교류협력국으로 축소·격하하는 한편, 인도협력국은 북한인권 담당 조직을 대폭 강화해 ‘인도협력·북한인권실’(가칭)로 확대·격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기화하는 남북 당국 간 대화 부재를 이유로 남북 교류·대화 담당 조직을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며, ‘북한인권’ 쪽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통일부의 이런 조직 개편안을 두고 사실상 남북 정상 합의 파기이자, 문재인 정부의 흔적을 지우려는 정략적 접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일 <한겨레>의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 조직을 없애고 연락 기능은 남북회담본부에 흡수통합하는 방안을 마련해 정부조직개편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고 있다. 남북 대화 장기 중단을 이유로 지난해 말 기존 3개부(운영부·교류부·연락협력부)를 2개부(운영교류부·연락협력부)로 줄인 데 이어, 아예 조직을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물의 하나로 꼽혀왔다. 남북은 당시 “24시간 365일 상시 남북 협의 창구”로 삼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합의에 따라 그해 9월 개성공단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했다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며, 북쪽의 요구로 2020년 1월30일 개성 청사 공동 근무 방식을 중단하고 서울과 평양에 각자 사무처를 두고 운영해왔다. 2020년 6월16일 북쪽이 ‘대북전단’을 빌미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뒤론 사실상 협의 기능을 상실한 채 연락 기능만 유지해왔다.

통일부는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교류협력실(실장 가급 고위공무원)도 교류협력국(국장 나급 고위공무원)으로 위상을 낮추고, 현재의 6개과를 4개과로 줄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4·27 판문점 정상회담과 9·19 평양 정상회담에 따라 2020년 2월 기존 교류협력국을 교류협력실로 위상을 높이고 조직을 확대한 지 3년 만에 되돌리는 것이다.

반면 인도협력국은 ‘인도협력·북한인권실’로 위상을 높이고 ‘2국장 체제’로 조직을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협력 또한 교류협력처럼 남북 사이 실질적인 움직임이 없으나, ‘북한인권’ 문제에 공세적인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에 발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앞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월27일 대통령 업무보고 때 ‘북한 주민의 인권 향상’을 올해 3순위 핵심 추진 과제로 보고한 바 있다.

통일부의 이런 조직 개편안에 대해 복수의 전직 통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당장 할 일이 없다고 조직을 없앤다면 통일부도 폐지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는 남북 정상 합의로 만든 조직인데 그걸 아예 없애버리면 우리가 나서서 정상 합의를 파기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남북관계 등 업무 환경 변화에 대해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방향에 따라 조직 개편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 일부 부서의 폐지·신설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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