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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한은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긴축 끝난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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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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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1년 반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기준금리 인상 행진도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상기조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못박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향후 물가 경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 환율 상황 등에 따라 언제든지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이번 동결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동결’로 해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연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2021년 8월 금리정책 정상화를 선언하고 1년 반동안 3.0%포인트 금리를 올렸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조윤제 금통위원은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 동결을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 ‘물가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크고, 그간 가파르게 금리를 올린 만큼 이제는 그 효과를 봐가며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해도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은은 3월부터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3% 초반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 경로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하고 금리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활동 재개의 영향, 공공요금 인상의 파급효과 등에 따라 물가가 예상보다 더 뛴다면 추가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이날 경기둔화를 크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올 상반기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동결의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6%에서 3.5%로 각각 0.1%포인트씩 하향했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 동력도 떨어지고 있어 연중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쉽게 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미국 정책금리 상단 기준으로 1.25%포인트가 유지됐다. 연준이 오는 3월과 5월 최소 두 차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 이상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자금유출 및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소식에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21.41포인트(0.89%) 오른 2439.09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동결이 시장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내린 달러당 1297.1원에 마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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