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극 '파우스트' 배우 박해수, 원진아, 유인촌, 박은석(왼쪽부터) / 문화뉴스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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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가 연극 '파우스트'로 뭉쳤다. 대선배 유인촌은 후배들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후배들은 그를 보며 배우로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파우스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은 양정웅 연출과 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가 참석했다.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의 거장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20대부터 집필을 시작해 죽기 직전까지 약 60여년에 걸쳐 완성한 인생의 역작이다.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이 악마와 위험한 계약을 맺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가 원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부터 대세 배우, 첫 연극에 도전하는 배우까지 다양하게 모였다.
사진=연극 '파우스트' 배우 유인촌 / 문화뉴스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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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파우스트 역 유인촌은 1996년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렐레스 역을 연기한 후 약 27년 만에 동명 작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는 파우스트에 대해 "연기로 해결할 수 없는 배역"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실제 파우스트처럼 인문학적으로 높은 학식, 지식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그걸 흉내 내며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 서양 문화가 기독교 사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파우스트'도 그리스도와 주님에 대한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내가 그 정도로 종교에 빠져봤는가 생각해보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 기회에 확실히 주님을 믿어봐야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선악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다. 인간이 가진 선과 악을 잘 표현하려고 했다. 그 외에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은 공연 전까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개막했을 때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젊은 배우들과의 작업도 반겼다. 그는 "세대가 다른 배우들과 같이 작업하는 게 쉽지는 않다. 기회가 많지 않다"라면서 "젊은 배우들과 하면 저도 은연중에 에너지를 받는다. 덕분에 더 좋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연극 '파우스트' 배우 박해수 / 문화뉴스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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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수리남' '오징어 게임' 등 인기작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대세로 떠오른 박해수는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왔다. 그는 "무대 생각이 간절했다. '파우스트'가 찾아와 준 느낌이 있다"고 다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박해수는 신과 함께 인간 파우스트를 두고 내기를 하며 그에게 영혼을 건 계약을 제안하는 악마 메피스토 역을 맡았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맡으며 스펙트럼을 넓혀왔지만 그에게도 쉽지 않은 역할이다.
그는 "메피스토는 공감인 것 같다. 처음엔 악인이 악인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었다. 악마답지 않은 모습들을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만들면 공감할 수 있고, 파우스트를 도와줄 수 있는 메피스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평소 고전을 좋아한다는 그는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관계 속에 깊은 고민들이 수직선상에 놓인 부분들이 있다. 연기할 때 많이 고민하고 배우는 게 많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악몽과 함께 시작하고 즐거운 악몽으로 함께하고 있다.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극 '파우스트' 배우 원진아 / 문화뉴스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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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던 원진아는 이번이 첫 연극 무대 도전이다. 무대 연기를 선보이게 된 소감을 묻자 그는 "그동안 기회도 경험도 없었다. 무대에서의 연기는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마냥 꿈 같은 생각이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라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겁도 많고 걱정도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파우스트' 얘기를 들었을 때 무조건 하고 싶다는 이상한 욕심이 생겼다. 연습 진행 중인데 너무 잘한 선택인 것 같다. 행복감 느끼면서 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서는 젊은 파우스트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위험에 빠지는 그레첸 역을 맡았다. 첫 연극 데뷔에 쉽지 않은 작품, 역할을 맡게 됐다. 이에 원진아는 연습 때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연습하고 2주 정도 다 같이 대본을 공부하는 작업을 했다. 고전이다 보니 의미를 파악하면서 해야 했다. 해석하는 사람마다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린 한 작품을 같이 만들어가야 하니 의견을 충분히 나누고 구성하고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극 '파우스트' 배우 박은석 / 문화뉴스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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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은 입을 모아 대선배 유인촌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젊은 파우스트 역으로 누구보다 가까이서 대선배를 보고 연구했을 박은석은 유인촌의 연기에 대해 '넘사벽'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 만나 리딩할 때 마주한 딕션과 힘, 그런 맛을 낼 수 있는 그릇이 '넘사벽'이라고 느꼈다"고 전하며 "제가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고 연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언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이 작품 통해 확실히 그런 부분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박해수는 2012년 제48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인연이 있다. 해당 질문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90도 인사를 전한 박해수는 "너무 영광이었다"라고 재차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감히 말하기에 가장 확실한, 언어에 대한 화술적 연기 보여주시는 분이시다"라며 "처음 리딩때 오케스트라를 느끼는 느낌이었다. 연구하려고 조용히 녹음하기도 했다. 계속 배우는 과정 속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파우스트'는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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