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우자 사내불륜으로 인한 이혼 상간소송, 합법적 증거 확보가 관건

[이용훈 기자]

사진=박희현 이혼전문변호사

[문화뉴스 이용훈 기자] 코로나 이후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택 근무에서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하면서 사내 불륜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다. 급기야 정부 부처에서도 불륜 행각이 드러나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직장 동료 사이의 불륜은 사실 해묵은 이슈이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하면서 어려운 업무 과정에 도움을 주고 받다 보면 인간적 정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외도는 법이 정하고 있는 이혼 사유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가끔 이혼 전문변호사를 찾는 의뢰인들 중 몇 명은 이성인 직장 동료와 사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았을 뿐 육체적 관계는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최근 의정부 지방법원의 판결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서로가 알아볼 수 있는 호칭을 사용해서 사적인 연락을 하는 것만으로도 외도로 판단할 정도로 불륜의 정황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배우자의 외도사실을 알게 됐다면 감정적인 대응은 자칫 본인에게 불리하게 만들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분노를 이기지 못해 상간자를 폭행하거나 외도 사실을 공연히 유포한다면 오히려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이혼소송과 상간자위자료청구소송이다. 상간자위자료청구소송은 외도 상대방에게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혼 소송과 별개로 진행할 수도 있고 이혼 소송과 함께 진행할 수도 있다.

주의할 것은 외도의 객관적인 증거를 합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카카오톡 메시지와 문자, 통화내역을 들 수 있다. 다만, 배우자 몰래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행위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차량의 블랙박스 녹음 내역과 입출입 내역도 좋은 증거가 된다. 블랙박스에 배우자와 상간자가 교제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눈 게 녹음돼 있다면 손쉽게 부정행위를 입증할 수 있다. 또,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차량의 출입내역을 모두 전산화하여 자료로 남겨두고 있기에 증거보전신청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횟수가 빈번하거나 야심한 시간에 출입한 기록이 있다면 부정행위 입증이 보다 수월할 수 있다.

의정부 법무법인 재현의 대표 변호사 3인 중 한 명인 박희현 이혼전문변호사는 "증거 확보의 대상이나 방법을 정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에 가급적 초기부터 이혼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소실될 위험이 있는 증거에 대해 증거보전신청을 통해 조기에 확보하는 것과 확보를 원하는 증거의 내용에 대해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화뉴스 / 이용훈 기자 lyh@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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