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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바이든 “러, 결코 승리 못한다…우크라에 대한 美 약속은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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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5시40분(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의 구(舊) 왕궁 정원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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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이 전쟁에서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 미국과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함께 싸우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1일 오후 5시40분(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 왕궁 정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한 특별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또 한 번 밝혔다. 또 러시아의 안보 위협을 받는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도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나토 회원국들, 그리고 전 세계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도전이었다”고 천명했다. 이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쉽게 굴복하리라 생각했지만, 우크라이나는 1년이 지난 지금도 굳건히 자유와 독립을 누리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침략으로부터 자유롭게 살 권리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떨쳐 일어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어제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앞으로도 계속 함께 싸워나갈 것임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무기화를 통해 나토가 약화하고 분열되어 핀란드화(finlandization)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반대로 핀란드가, 그리고 스웨덴이 나토화(nato-ization)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핀란드화는 냉전 시기 핀란드가 소련에 취한 외교 정책을 빗대어 하는 말로, 강대국에 인접한 약소국이 국가의 생존을 위해 독립국으로 당연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일부 포기하거나 스스로 제한하여 강대국에 예속되는 것을 뜻한다. 유럽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굴복하지 않고, 도리어 나토가 더 확장하는 반대 상황이 벌어졌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어서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나토가 분열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우리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자유를 위한 싸움을 계속해 나가는 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영토와 권력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갈망은 우크라이나인의 조국애(愛) 앞에 실패하게 되어 있다”며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표적으로 공격하고 강간과 유괴를 무기로 활용한 러시아의 끔찍한 반인도주의 전쟁범죄에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국정 연설을 통해 “서방이 전쟁을 획책했고 러시아는 이에 맞서 국익과 평화, 세계 질서를 수호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나는 러시아 국민에게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파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다시 한 번 밝힌다”고 했다. 또 “서방은 오늘 푸틴 대통령의 말처럼 러시아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며 “서방 국가들은 우리의 이웃(러시아)과 평화롭게 살고 싶을 뿐, 결코 (러시아의) 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발생할 필요가 없었던, 절대 필요하지 않았던 비극”이라며 “매일 이 전쟁을 지속하는 것은 다름 아닌 푸틴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살아남고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도록 미국과 전 세계 50여개 국가가 대공 방어 시스템과 포탄, 탱크, 장갑차 등을 제공해 왔다”며 “앞으로도 군사적 지원뿐만 아니라 재정적, 인도적 지원도 앞으로 계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더불어 “러시아에 대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해 갈 것”이라며 “(동맹국, 국제 사회와 함께) 이번 주에 더 강력한 제재를 발표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나토 동맹과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은 모든 국가에 대한 공격’이라는 나토 헌장 5조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는 수많은(180만명) 여성과 어린이 등 피난민들을 말 그대로 감싸 안았다”며 폴란드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앞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와 동맹국의 철통 같은 지원 약속은 변함없다”며 “미국이 폴란드가 필요하듯 폴란드도 미국이 필요하며, 유럽 안보에 대한 숱한 도전을 함께 극복해 나가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폴란드 연설은 지난해 3월 22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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