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에 휩싸인 해인사…조계종, 새 주지에 ‘혜일 스님’ 임명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사진 왼쪽)이 16일 혜일 스님에게 해인사 주지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대한불교조계종은 16일 주지의 추문으로 논란이 됐던 해인사의 새 주지로 조계종 교육원장인 혜일 스님을 임명했다. 계율 위반 의혹이 제기된 현응 스님의 주지 직무를 정지시킨 지 13일 만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은 이날 오전 열린 임명식에서 “해인사는 본사 중에서도 법보종찰로 중요한 본사이나 뜻하지 않게 최근 어려움이 있었다”며 “당면한 과제들을 잘 살펴서 다시 한번 해인사가 명망에 걸맞은 본사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하겠다”고 당부했다. 혜일 스님은 “해인사를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혜일 스님은 도견 스님을 은사로 1986년 사미계를 수지했고,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종립학교관리위원장, 중앙종회 사무처장 등을 거쳤다. 그는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10월 총무원 문화부장을, 2016년 1월 총무원 기획실장을 맡은 데 이어 자승 스님이 만든 불교단체인 상월결사의 전신 상월선원의 총도감을 지내는 등 자승 스님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따라서 해인사 전 주지 현응 스님이 물러난 공백기를 이용해 조계종 권력 실세인 자승 스님이 총무원을 움직여 해인사마저 최측근을 주지로 기용해 장악했다는 것이 불교계의 관측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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