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설치한 유출밸브
사용 연한 18년이나 초과
광주시는 13일 “덕남정수장 유출밸브 고장은 시설 노후화로 인한 기계적 결함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출밸브가 열려야 주암댐에서 공급받은 수돗물을 5곳의 배수지로 보낼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열려 있었던 유출밸브는 지난 12일 오전 6시쯤 베어링과 축이 휘면서 잠김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배수지로 공급돼야 할 상수도 관이 막히면서 남구·광산구 지역 2만8000여가구가 단수 피해를 입었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사고 발생 12시간여 만인 오후 6시20분쯤 닫힌 유출밸브를 강제로 열었다. 유출밸브가 닫히면서 배수지로 흘러가야 할 물 3만7000t이 정수장으로 넘쳐흘렀다. 이물질 제거작업으로 또다시 2만t의 수돗물을 흘려보내는 등 총 5만7000t의 물이 버려졌다.
유출밸브는 1994년 설치됐지만 제대로 된 점검 한 번 없었다. 5년마다 육안으로만 점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지난해 11월19일 용역을 통해 이뤄진 정밀안전점검에서 밸브 부식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밸브의 사용 기간도 원래 11년이지만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를 바꾸지 않은 채 여지껏 사용해왔다. 사용기한을 18년이나 초과한 것이다. 이에 대해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해당 밸브는 사용 기간이 경과하더라도 지장이 없으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조달청의 규정에 따라 교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꼼꼼한 점검이 이뤄졌더라면 단수 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광주시수도사업본부는 단수와 흐린 물 발생 가구에 대한 피해 보상을 접수할 예정이다. 또 수돗물 피해 보상심의회를 통해 보상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 철저하게 가뭄 대책을 세우고 상하수도를 정비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 나는 뉴스를 얼마나 똑똑하게 볼까? NBTI 테스트
▶ 이태원 참사 책임자들 10시간 동안의 타임라인 공개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