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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화사 방장에 서의현 스님 추대…승적 복권에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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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원점으로 돌렸다는 비판 나와

한겨레

서의현 조계종 전 총무원장. <한겨레> 자료사진


조계종 대구 팔공산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에 서의현 스님이 선출됐다.

동화사는 9일 누리집에 ‘대한불교조계종 팔공총림 제2대 방장 추대 임담 의현 대종사 경하드립니다. 팔공총림 동화사 사부대중 일동’이란 축하 문구를 띄웠다.

동화사는 지난 7일 오후 경내 설법전에서 승려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산중총회를 열어 서의현 스님을 제2대 방장으로 추대했다. 방장은 조계종 내에서도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 등을 갖춘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 등 7개 사찰에만 있으며, 불법(불교적 진리)으로 사중을 이끄는 상징적 어른이다.

1994년 조계종 총무원장 3선 연임을 꾀하다 조계종단 개혁으로 멸빈(승적 박탈)된 서의현 스님이 복권돼 총림의 방장에까지 오르자 불교계에서는 사실상 조계종단 개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의현 스님의 복권은 현 조계종의 최고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재임할 당시부터 진행돼왔다.

2015년 조계종 재심호계원은, 1994년 멸빈 징계 당시 징계 결정을 통보받지 못해 재심을 청구하지 못했다는 서의현 스님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피제소인(서의현)의 죄상이 결코 경하지는 아니하나, 피제소인이 과오를 진심으로 참회하고 있고, 종단으로부터 빈척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1년 동안 속퇴하지 아니하고 승려의 분한을 유지하는 한편 교구본사주지·중앙종회의원·총무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행한 공적이 작지 아니하며, 이미 팔순에 이르러 회향을 준비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함과 아울러 종정 예하의 교시와 원로 대종사의 자비화합의 뜻을 받자와 피제소인을 ‘공권정지 3년’의 징계에 처한다”고 발표했다.

한겨레

1994년 3월 ‘범승가종단개혁추진회’ 소속 승려들이 서의현 총무원장의 3선 연임 포기 등을 요구하며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조계사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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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 해도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승적을 회복시킨 조계종 총무원의 조처에 대해 1994년 개혁을 주도한 스님들이 ‘서의현 재심판결 파동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반발했으나, 이번엔 항변의 목소리조차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승적이 회복된 뒤 서의현 스님은 2020년 조계종 중앙종회에 의해 종단 최고 법계에 해당하는 ‘대종사 법계’를 받았고, 2022년엔 중앙승가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조계종 중앙종회는 2022년 총림의 방장 자격을 ‘20안거 이상을 마친 본분종사’에서 ‘20안거 이상 마친 경력과 총무원장, 중앙종회의장, 호계원장을 4년 이상 재직한 경력자’로 변경했다. 이판(선승 및 수행승)과 사판(행정승)으로 나눠 전통적으로 이판 출신만이 방장을 할 수 있었던 관행을 깨고, 총무원장 등 사판을 거쳐야만 방장을 할 수 있도록 변경함으로써 서의현 전 총무원장이 방장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동화사에서 새로운 방장 추천 서류가 도착하면 인사심사위원회를 거쳐 다음 중앙종회 회기 때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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