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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지각판 교차 지점 위치… 크고 작은 지진 잦아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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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원인은

최근 25년간 규모 7이상 7번

이번에 문화유산 피해 클 듯

6일(현지시간) 남부 지역에 초대형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는 아나톨리아 지각판과 유라시아판,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어 그동안 크고 작은 지진이 끊이지 않았다. 아나톨리아판이 북동쪽 유라시아판, 남서쪽 아라비아판에 꾸준히 밀려나는 구조에 위치한 탓이다. 판이 만나는 경계선에는 북아나톨리아 단층대, 동아나톨리아 단층대가 형성돼 지진이 꾸준히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을 향후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기도 했다.

이렇게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 중 하나지만 이번 지진은 특히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84년 전 기록된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위력으로 분석된다.

세계일보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지카흐라만마라슈주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바자르지흐 주민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피해자를 찾고 있다. 바자르지흐=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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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939년 12월27일 튀르키예 북동부 에르진잔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약 3만명이 사망했다. 당시 지진의 규모는 7.8로 기록돼, 6일 발생한 지진과 같은 규모로 보인다.

CNN은 튀르키예에서 최근 25년간 규모 7 이상 지진이 7차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 10월에는 튀르키예 해안에서 가까운 에게해 사모스섬에서 규모 7의 지진이 발생해 24명이 사망했고, 같은 해 1월에도 동부에서 규모 6.7 지진이 발생해 22명 이상이 숨진 바 있다.

이번 지진은 진원 위치로 더 피해가 클 가능성이 높다. 칼 랭 조지아테크대 교수는 CNN에 “지표면에서 느껴지는 진동의 크기는 방출된 에너지양, 즉 지진의 규모와 진원의 깊이로 정해지는 함수다. 지표면에서 매우 가깝다면, 즉 얕은 지진이라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이번 지진은 드물게도 진원의 깊이가 얕고 규모도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번 지진이 발생한 가지안테프시가 튀르키예에서 여섯 번째로 큰 규모로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난민이 몰려들면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 피해가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유산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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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안테프가 현존하는 도시 가운데 거주 역사가 가장 오래된 도시로도 꼽히기 때문이다. 수메르 문명 시기인 기원전 4000년쯤 인류가 정착한 흔적이 발견됐고 히타이트 시대에 이미 ‘한타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동서양을 잇는 요충지 기능을 했다. 히타이트, 아시리아, 페르시아, 로마, 비잔틴, 아바스, 셀주크튀르크 등 인류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제국·왕조의 지배를 받은 이 도시는 현재도 ‘아인탑’, ‘안탑’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도시 안팎에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 유적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이런 인류유산이 땅속에 묻힐 가능성이 커졌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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