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이 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최근 이사한 집으로 잘못 알려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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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유재석이 아들의 교육을 위해 대치동으로 이사했다는 소문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렸다.
결론적으로 유재석이 직접 이사설을 부인하면서 루머로 판명났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학군지라는 특성을 감안할 때 두 아이의 아버지인 유재석이 이사를 갔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유재석 래대팰로 이사 왔대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유재석이 아이 교육을 위해 압구정동 재건축 아파트에서 대치동 대단지 아파트로 거주지를 옮겼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재석 집은 1단지 45평형”, “주민들에게 떡을 돌렸다더라”, “단대부중 배정됐다고 한다”, “이미 유재석 아파트로 불리고 있다”, “재벌급 연예인도 자식 교육에 관심이 많네”, “유재석은 이번에도 전세를 선택했다” 등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사교육 커뮤니티에는 유재석 아들이 다니고 있다는 학원 이름까지 공개됐다.
그러나 이 소문은 일주일 만에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재석이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 예고 영상을 통해 “내가 이사를 했다고 하더라”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이다. 유재석은 한강을 바라보며 “이런 뷰 맛집이 있어?”라며 “다시 한번 이야기하는데 저 이사 안 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미지가 좋은 유재석을 이용해 집값을 띄우려고 가짜뉴스를 유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세력이 작전주를 띄우는 수법과 유사하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실제로 대치동 아파트의 매맷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 중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1㎡는 지난해 11월 29억1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가장 최근 거래다. 지난해 5월 직전가(32억8000만원)보다 3억7000만원 떨어졌다.
유재석이 입주했다던 전용 114㎡는 지난해 10월 48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네이버 부동산 기준 현재 45억짜리 물건이 출회돼 있다. 전세거래는 지난해 9월 24억에 체결됐다. 현재 전세 호가는 23억원에서 28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지만 좀처럼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은마아파트 전용 79㎡는 지난달 31일 4억5000만원에 이삿짐을 들였다. 지난해 9월(8억원)과 비교하면 거래된 것과 반 토막 수준이다. 도곡렉슬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23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8월(31억5000만원) 대비 반년도 지나지 않아 8억원 빠졌다.
이에 게시글 작성자가 등장했다. 작성자는 “(작성한 글의) 출처는 사교육 카페였다”며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유재석을) 목격했다고 해서 이사를 왔나 보구나 생각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 카페는 부동산을 논하는 곳이 아니기에 집값을 띄우기 위해 조직적으로 유포한 것은 아니다”라며 “유재석의 아이가 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이사설로까지 확장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 등기를 확인해 보지 않은 내 탓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원글은 삭제된 상태다.
대한민국 8학군 대치동…여전한 맹모 성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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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단지 내에서 마주친 주민도 없고 유재석이 배달했다는 이사떡을 먹었다는 이웃도 없었지만, 수많은 누리꾼이 유재석의 대치동 입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라는 명성이 꼽힌다. 고소득자인 유재석이 자식 교육을 위해 대치동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심리가 바탕에 깔려 있었던 셈이다.
대치동은 높은 명문대 진학률을 자랑하는 사교육의 중심지다. 과거 정부가 강남 개발 및 인구 분산을 위해 도심의 명문고를 대거 이동시켰다. 서울 지하철 3호선 대치역에서 시작해 은마아파트를 거쳐 분당선 한티역까지 학원가가 형성돼 있어 인구 1000명당 사설학원 수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유명한 학원은 레벨 시험을 보기 위해 몇 달을 기다려야 하고, 여름·겨울방학이면 지방은 물론 해외에서도 학생들이 강의를 듣기 위해 몰려오면서 단기 대치동 전세족을 의미하는 ‘대전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대치동은 지난 2010년 이후 10년이 넘도록 강남지역 내 전·월세 거래량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침체기 본격화로 거래 건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해 6075건의 확정일자가 부여되면서 강남구 기준 역삼동(9326건)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대치동이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학업적으로나 재테크적으로나 투자를 고려해 볼 지역역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해프닝이 발생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와 명문학교가 많고 학원가가 잘 조성돼 있는 지역”이라며 “수요층이 탄탄한 만큼 부동산 급락장 이후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곳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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