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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새벽 4시 건물 3천채 와르르 …"최악의 대지진, 세계종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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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 명이라도 더"…필사의 구조 작전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하며 시리아 접경 지역도 대규모 지진 피해를 입었다. 시리아 잔다리스 마을에서 주민들이 부상당한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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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서 규모 7.8의 역대급 강진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6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기준 최소 1800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939년 이후 튀르키예에서 기록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건물 붕괴가 이어져 사상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17분쯤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를 강타하면서 최소 18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만 사망자가 약 800명에 달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즉각 '4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항공기 등 긴급구조대를 카라만마라슈 지역으로 급파했다.

붕괴된 아파트 등 건물에 깔린 부상자·실종자는 최소 7000여 명에 달한다. 쉴레이만 소일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지진은 6일 새벽 4시 17분에 발생했고, 바로 4단계 경계 경보를 발령했다"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5000명이 넘게 부상당했으며 2824개의 건물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색과 구조 작업이 계속됨에 따라 사망자 수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4분쯤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 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에 달하는 여진이 발생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최소 20번의 여진이 뒤따랐다고 밝혔다.

지진은 튀르키예를 넘어 키프로스, 레바논, 시리아 등 인근 국가에서도 건물이 무너지는 등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 해안에서는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외신들은 튀르키예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지 않은 이라크, 이집트, 이스라엘에서도 지진이 감지될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지진 여파로 81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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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6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튀르키예 디야르바키르의 무너진 건물에서 한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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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진으로 시리아 이주민 수십만 명이 지내는 난민촌이 특히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 약 370만명 중 대부분이 해당 지역에 터전을 꾸리고 있다. 지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여파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 도시 주민들은 지진으로 무너져 비가 새는 집에서 추위를 피하기 위해 대피소로 이동 중이다. 이 지역 건물은 대부분 벽돌과 콘크리트로 지어져 지진에 취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 남부 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약 40년을 살면서 지금과 같은 지진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시리아 북부 아타렙 주민 압둘 살람 알 마흐무드는 로이터통신에 "그것은 아포칼립스(세계 종말)와 같았다"고 말했다.

이 지진은 84년 만의 가장 강력한 규모로 파악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은 1939년 3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라며 사망자 수가 최대 1만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발생했던 강진은 2017년 이라크와 이란 국경을 강타했던 규모 7.3의 지진이다. 당시 최소 63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날 지진은 1999년 8월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강진(규모 7.4)보다도 더 강한 규모다. 독일지구과학연구센터(GFZ)는 지진이 지하 10㎞ 깊이에서 일어났다며 이번 지진 여파로 쓰나미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규모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약속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가장 먼저 성명을 내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피해 지역에 긴급구호팀을 급파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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