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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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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EU 정상회의 앞두고 대대적 ‘부패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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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장관급·재벌 자택 수색

오늘 키이우에 EU정상 집결

“EU 만족시켜야 회원 가입 협상”

최근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정부 고위 인사 10여 명을 전격 경질한 우크라이나가 이번엔 전·현직 고위 관료와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에 대해 가택 수색을 벌이는 등 대대적인 부패 단속에 나섰다. 3일(현지 시각) 수도 키이우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EU 가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대외적으로 단호한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부패 대응을 포함한 EU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회원 가입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이날 금융 재벌 이호르 콜로모이스키와 아르센 아바코우 전 내무장관, 키이우 국세청장 대행 등의 자택을 일제히 수색했다. 바실 말리우크 SBU 국장은 “전시 상황에서 뻔뻔하게 조국에 피해를 주는 모든 범죄자는 결국 쇠고랑을 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로모이스키는 우크라이나에서 손꼽히는 자산가다. 금융업으로 재벌이 된 그는 ‘1+1′이란 방송국도 소유하고 있는데, 코미디언이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이곳에서 방영한 드라마 ‘국민의 종’을 통해 국민적인 스타로 발돋움해 대통령까지 당선될 수 있었다. 한때 젤렌스키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혔지만 최근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콜로모이스키는 현재 자신이 지분을 소유한 석유 기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횡령 사건에 연루돼 있다. 키이우 국세청장 대행의 집에서는 15만8000달러(약 1억9000만원)와 53만 우크라이나 흐리우냐(약 1800만원) 등 돈다발이 무더기로 나왔다. 우크라이나 수사국(SBI)은 그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개인이나 기업의 세금을 줄여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지역에 군사력을 집결하고 있으며, 오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에 맞춰 동부 지역에 대해 대대적 공세를 취할 것으로 의심된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이 정부 관리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러시아군 배치에 관한 정보가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군이 최전선 지역 주민들을 추방하고 있다”며 “2월 동부 전선에서 뭔가 준비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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