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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2월 '난방비 핵폭탄' 현실로… "확 오른 1월보다도 2배 더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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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2월 요금 알림 받은 시민들
"1월은 애교 수준, 실화 맞나" 아우성
가스공급 업체에도 항의성 전화 쇄도
한국일보

올겨울 최강 한파가 덮친 가운데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인한 난방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9일 오후 서울시내 가스계량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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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땔감을 구해올 수도 없고 참 막막하네요.”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진모(43)씨는 30일 2월 도시가스 요금명세서에 20만7,880원이 찍힌 걸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1월(9만2,620원)의 2배, 지난해 12월(3만710원)과 비교해선 무려 6배나 많은 가스비가 부과됐기 때문이다. 진씨는 다들 1월 가스비 폭등에 난리 칠 때 10만 원을 넘지 않아 나름 선방했다고 자부했다. 그는 “2월에 몰아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생활물가도 고공행진 중인데 공공요금 상승까지 덮치니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2월 ‘난방비 폭탄설(說)’이 현실로 나타났다. 안 그래도 큰 폭으로 오른 1월 도시가스 요금에 화들짝 놀란 시민들은 지난달 요금은 애교 수준으로 치부할 법한 2월 명세서를 받아 들고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가스업계에 따르면, 가스비 청구 시기는 사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서울 서부권과 경기 일부 지역 가스를 공급하는 서울가스공사의 경우 납부 마감일이 10일인 가구는 전달 말 문자 메시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요금 알림이 나간다. 내달 10일이 납부마감일인 지역 사람들에겐 이날부터 요금이 고지된 것이다.
한국일보

서울 강서구에 사는 주부 진모씨가 30일 도시가스 앱을 통해 받은 2월 가스요금 청구서. 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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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우려한 대로다. 1월 한파 때의 가스 사용량이 2월 요금에 반영된 탓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요금이 치솟았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44)씨는 전달보다 가스비가 1.5배 이상 올랐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어떻게 이렇게 뛸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씨 가족은 앞으로 집에서도 내복을 입고 수면양말을 신기로 했다. 어떻게든 보일러 가동을 자제하기 위한 방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도 “지난달 가스비가 5만 원인데, 이달 15만 원 나왔다” “겨울 내내 보일러 안 틀고 냉골에서 살았지만 9만8,000원이나 부과됐다. 실화냐” 등 정부를 성토하는 글로 들끓고 있다.

가스공급업체 고객센터에도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취재진이 이날 오전 서울도시가스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해 보니 “91명이 대기 중이라 15분 이상 걸린다”는 안내음이 나왔다. 10분 넘게 기다린 끝에 연결된 통화에서 상담원은 “요금이 왜 이렇게 많이 나왔냐” “이게 정말 내가 쓴 요금이 맞느냐” 등 항의성 전화가 대다수라고 전했다. 기자 뒤에도 120명의 대기자가 있었다. 상담원은 “이런 경우는 일을 시작하고 처음”이라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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