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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코로나 이후 청소년 절반 “학업 의욕도, 희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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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청년층 ‘코로나19 충격’ 조사 2건

16살 학생 절반 “학업 계속할 준비 안돼”

16~25살의 행복·자신감 지표는 14년 최저


한겨레

영국의 학생들이 중등학교 학업 성취도 평가 시험 결과 통지표를 들고 서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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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간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지만 청소년들의 절반 정도는 여전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지 못하고 학업 의욕도 느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각) 코로나19 대유행이 청소년들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고 전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교육 재단 ‘서턴 트러스트’는 이날 공개한 11학년(16살) 학생 1만3천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사회 이동성과 기회’(COSMO) 연구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장기 후유증(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 경우)을 겪은 학생들의 43%가 친구들보다 학업이 뒤처진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염되지 않은 학생 중에서도 이렇게 답한 이들의 비율이 34%나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은 학생들의 학업 의욕도 떨어뜨려, 장기 후유증을 앓은 학생의 57%가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감염되지 않은 학생의 절반도 학업 의욕 저하를 호소했다. 또, 학생 5명 중 한명꼴로 중등학교 학업 성취도 평가 시험 점수가 기대보다 낮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앓은 학생 중에서는 이 비율이 3분의 1에 달했다.

이 조사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실시됐으며, 응답자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은 48%였다. 감염 학생 가운데 장기 후유증을 앓은 이들의 비율은 20%였다. 보고서는 생활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장기 후유증에 시달린 학생의 비율이 32%로, 부유한 지역 학생(17%)바도 2배 가까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11학년은 의무 교육이 끝나는 학년이어서 이를 마치고 바로 사회로 진출하는 이들도 많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0%가 학업을 계속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청소년기의 학업 결손 여파가 많은 이들은 이후 사회 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서턴 트러스트의 설립자 피터 램플 경은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젊은이들에게는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유행이 젊은이들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거라는 점은 너무나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찰스 영국 국왕이 왕세자 시절인 1976년 설립한 자선 단체인 ‘찰스 트러스트’도 이날 16~25살 젊은이 20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2008년부터 젊은이들의 행복감과 자신감 등을 보여주는 ‘냇웨스트 청년 지표’를 발표해왔는데, 이날 결과는 14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은 지식과 기술이 부족해 앞으로 직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응답자의 57%는 물가 폭등을 자신들의 미래에 가장 걱정되는 점으로 꼽았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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