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1월 40% 급등… 계속 웃을 수 있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가상화폐 시장 진단

새해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식을 포함한 위험 자산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상 화폐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가상 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1월 들어서만 40% 가까이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에 코인도 ↑

비트코인은 29일 오전 10시 기준 2만3147달러(약 28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달 한때 2만4000달러 선까지 오르며 올해 들어서만 40% 가까이 급등해 2021년 10월 이후 최고의 월간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바이낸스코인 등이 각각 약 30%, 25%씩 올라 시가 총액이 큰 코인들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조선일보

규모가 작은 코인들 중에서는 페이스북 개발자들이 독립해서 만든 앱토스가 이달 들어서만 5배 넘게 뛰었고, 세계 3대 가상 화폐 거래소 FTX의 집중 후원을 받았다가 파산 사태 직격탄을 맞았던 솔라나도 2배가량 올랐다. 국산 코인 중에서는 지난해 10월 국내 5대 가상 화폐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상장폐지 결정을 내려 가격이 폭락했던 위믹스가 설 연휴를 전후해 550원대에서 900원대로 60% 급등하기도 했다.

가상 화폐 가격이 오르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고 보는 시각 때문이다. 시장은 연준이 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줄일 것으로 거의 확신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11월 FTX의 파산을 계기로 가상 화폐 가격 하락에 대량으로 베팅했던 공매도 세력이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손실 방어를 위해 다시 집중 매수에 나서며 급등세가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 화폐 자산 관리사인 IDX에 따르면 지난 12일 지난달 인플레이션 보고가 발표된 이후 약 13억달러 규모의 숏(매도) 포지션이 청산됐다.

◇코인 업계 혼란은 계속

FTX의 파산으로 폭발한 가상 화폐 시장 유동성 위기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미국계 가상 화폐 대출 회사인 제네시스가 파산 신청을 했다. 제네시스는 가상 화폐를 예금으로 받고 이를 다른 회사에 대출해주는 식으로 일종의 은행처럼 운영된 회사다. 이 회사는 암호 화폐 헤지펀드인 3AC와 FTX를 모회사로 한 알라메다리서치에 암호 화폐를 빌려줬다가 이들 회사가 파산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네시스의 부채가 최대 1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에서는 검찰이 특정 코인의 시세 조작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지난 26일 강남구에 있는 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을 압수 수색해 해당 코인의 거래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은 “특정 코인의 거래 내역을 확보하기 위한 압수 수색으로 빗썸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더 오른다” vs “최저점 경신할 것”

가상 화폐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가상 자산 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가상 자산 이슈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비트코인의 가격이 최대 5200만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했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면 가상 자산 시장의 유동성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와 브라질이 가상 자산 진흥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지난 27일 “여러 거래소의 데이터를 분석해봤을 때 가상 화폐의 현재 가격보다 선물 가격이 더 높다”며 “이는 시장이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반면 가상 화폐 거래 플랫폼 핀놈(Phinom)의 매니징 파트너 이반첸코는 마켓워치에 “현재 시장 상황은 기회보다는 위기로 보인다”며 “여전한 경기 침체 가능성, 제네시스의 파산이 미칠 영향력 등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일본의 암호 화폐 거래소 비트뱅크의 분석가 유야 하세가와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분석했을 때 비트코인의 최근 지표는 과잉 매수를 가리키고 있다”며 “이는 가격 추세에 좋지 않은 신호”라고 했다.

[김효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