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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2년 내 중국과 전쟁 가능성”…미국 장성 메시지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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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기동사령부 4성 장군 경고
“군사훈련 강도 높여야”
2024년 대만 총통선거 변수

오키나와 주민·관광객 12만명 대상
日, 대피 검증 첫 도상훈련 실시
소니도 탈중국...태국으로 이전


매일경제

일본 오키나와 소재 미군 가데나 기지 출입문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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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 소속 4성 장군이 2년 뒤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휘하 장병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국방부는 해당 내용이 국방부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세계 패권 경쟁 중인 미중 양국 갈등이 한층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공중기동사령부를 이끄는 마이클 A. 미니헌 장군은 자신이 지휘하는 장병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오는 2025년에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사전에 이에 대비할 것을 명령했다.

미니헌 장군은 “내가 틀렸기를 바라지만 나의 직감은 미국과 중국이 2025년에 전쟁을 벌일 것이라 얘기하고 있다”며 “전쟁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군사훈련의 강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훈련에 최대한의 노력을 투입하라”며 “만약 훈련 과정에서 한계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니헌 장군은 2년 뒤 미중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근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과 2024년 진행 예정인 대만 총통 선거 등을 제시했다. 중국이 침공을 위한 명분으로 대만 총통 선거 등을 악용해 안 그래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미중 양국 갈등이 한층 더 고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 주석은 이미 자신의 세 번째 임기를 공고히 했고 지난해 10월 전쟁 관련 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며 “2024년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와 대만 총통 선거를 활용해 내부 균열을 유도하면서 명분을 만든 뒤 2025년에 전쟁을 시작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의 메모가 SNS를 통해 사전에 유포되면서 논란이 일자 미 국방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호프 크로닌 미 공군 대변인은 “미니헌 장군의 메모 내용은 억지력 유지에 실패한 경우 잠재적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마련된 미 공군 군사전략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계자는 “미니헌 장군의 발언이 중국을 바라보는 국방부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니헌 장군의 메모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양국 관계가 한층 더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처럼 미니헌 장군과 같은 미 최고위급 장성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있을 경우 미국이 즉각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은 극히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년 동안 일부 미 군 지휘관들이 중국의 대만 침공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적은 있다. 필립 데이비슨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2021년 3월 중국이 2027년 대만 침공을 시작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대만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극도로 꺼리는 상황이다. 중국은 최근 2년 동안 대만 인근 영공에 자국 전투기를 전개하는 등 위협과 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대규모 군사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노리는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군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인도태평양 평화 유지를 위한 미국의 핵심 파트너 일본 역시 중국의 팽창주의를 견제하고 대만해협 등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산케이신문 등은 일본 정부가 대만해협에서의 무력충돌과 중국의 난세이제도 침공 등을 상정하고 오키나와현 낙도 주민·관광객을 신속하게 피난시키는 방법을 검증하기 위해 내달 도상(지도상)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오키나와섬에서 약 300∼500㎞ 거리에 있는 미야코지마시, 이시가키시 등 5개 지자체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됐을 때 주민과 관광객 12만 명을 선박·항공기를 이용해 신속하게 규슈로 수송하는 방법과 연락체계를 점검하는 것이 훈련의 목표이다.

일본 정부는 이 섬들을 오가는 민간 항공기와 선박을 피난에 사용할 계획이지만, 운송 수단이 부족할 경우 자위대나 미군과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내각 관방과 소방청, 국토교통성 중심으로 진행되며 지자체가 참여한다. 일본 정부는 도상훈련 이후 실제 피난 상황을 가정하고 행동하는 훈련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 자위대와 미국 해병대는 낙도 방위를 위해 매년 실시하는 공동훈련 ‘아이언 피스트’를 내달 처음으로 규슈에서 실시할 방침이다. 이번 훈련은 중국의 팽창주의와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미일의 군사협력과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이 훈련에는 자위대 수륙기동단과 서부방면대,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군 해병대 등 약 1700명이 참가한다. 아이언 피스트 훈련은 2005년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진행됐다.

한편 소니그룹은 미중 마찰과 공급망 안정 등을 위해 미국·일본·유럽에 공급하는 카메라의 생산 시설을 전량 태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중국에서는 중국 판매 제품만 만들게 된다. 소니는 지금까지 카메라와 관련해 중국·태국의 핵심 생산 거점을 유지해왔으나 이번에 역할 분담에 변화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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