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회 발표 논문, 대구 외식 업체 3만개 조사
비이용 업체 매출 45% 감소...이용 업체는 20% 줄어
비이용 업체 매출 45% 감소...이용 업체는 20% 줄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리에서 대기 중인 배달 오토바이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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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앱)이 자영업자들의 코로나19 피해를 줄여 ‘방파제 역할’을 해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던 기간에 배달앱을 활용한 음식점들이 매출에 타격을 덜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한국경제학회에 발표된 논문 ‘배달앱 이용과 음식점업 매출: 대구광역시 코로나19 효과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배달앱 이용 음식점과 비이용 음식점 간에는 25%포인트의 매출 하락폭 차이가 발생했다. 배달앱을 도입하지 않은 업체는 매출이 45% 하락한 반면, 도입한 업체는 20%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음식점업의 일매출을 100만원으로 가정하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은 업체의 일매출은 55만원으로 추락한 데 비해 배달앱을 이용한 업체의 일매출은 80만원으로 선방한 것이다. 매출 하락분(45%)의 절반 이상(25%)을 배달앱으로 보전했다.
해당 논문은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가 신한카드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대구광역시 외식 업체 3만개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발병 초기(2019년 11월~2020년 4월) 매출액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조사는 외식 업체를 ‘일반 음식점(한식·일식·중식·양식·일반 대중음식 등)’ ‘패스트푸드(패스트푸드·치킨·피자 등)’ ‘식음료점(카페·베이커리 등)’ 등 업태별로 나눠 진행했다. 국내 외식 사업자 가운데 일반음식점은 80%, 패스트푸드와 식음료점은 각각 10% 차지했다.
3가지 업태 가운데 매출 방어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식당 대부분이 속하는 일반 음식점 분야였다.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은 일반 음식점은 코로나19로 매출액이 42% 감소했지만, 배달앱을 이용한 업체는 18%만 감소했다. 배달앱 이용 여부에 따라 매출 격차가 24%포인트나 발생했다. 자영업자 중 가장 큰 비중(80%)을 차지하는 일반 음식점들에 배달앱이 매출 방패막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대면 모임 제한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배달앱 이용을 통해 보전했다는 분석이다.
업체 매출액 변화. (우아한형제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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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업종별 ‘배달앱 방어 효과’는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프랜차이즈가 많은 패스트푸드 업종은 배달앱 이용 업체와 미이용 업체 간 매출액 감소폭 차이가 거의 없었다. 배달앱 이용, 미이용 모두 해당 기간 매출액이 7% 감소해 타 업종 대비 충격이 약했다. 프랜차이즈들은 자체 배달앱을 통한 비대면 채널과 자체 배달원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식음료 업종의 경우 배달앱 이용 업체의 매출 감소율은 19%로 미이용 업체(33%) 대비 매출액 감소가 14%포인트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배달앱에 식음료 배달 주문 카테고리가 새로 생기고 주문도 늘어나면서 매출 방어에 큰 효과를 낸 것이다.
이번 논문에서는 전체 음식점들의 배달앱 이용 현황도 대구 지역 현황을 통해 가늠할 수 있었다. 음식점 가운데 배달앱을 도입한 곳은 23%며, 일반 음식점의 가입률은 21%, 패스트푸드는 68%, 식음료는 13%인 것으로 조사됐다. 패스트푸드 업종의 가입률이 높은 이유는 배달과 포장 등이 중요한 구매 채널이라는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문은 자영업자에 직격탄이 된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사회 환경 속에서, 배달앱들이 식당들 매출 보전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는지를 실증해 수치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달앱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 제공으로 대면 활동에 제약받던 음식점들이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었다”며 “외식 업주들은 앞으로 있을 다른 팬데믹을 대비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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