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 콘크리트 만들면 방출 측정안돼
굴 여과기능 활용한 생물학적 제거도 방법”
“오염수 알프스 처리 신뢰성에 상당한 의심”
핵공학자인 페렝 달노키-베레스 미국 미들베리국제대학원 교수가 25일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한 태평양도서국포럼 과학자 패널의 검토 결과를 주제로 언론과 인터뷰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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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방류하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오염수 속에 어떤 것들이 들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은 ‘모른다’라는 것입니다. 일본 도쿄전력의 (오염수 측정)데이터는 불완전하고, 부적합하고, 일관성이 없고 간혹 편향돼 있습니다.”
핵물리학자인 미국 미들베리국제대학원의 페렝 달노키-베레스 교수는 25일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한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의 문제점을 이렇게 압축했다. 그는 뉴질랜드와 피지 등 태평양의 18개 섬나라가 참여한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이 위촉한 5인 과학자 패널에 참여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관련 자료를 검토해 왔다.
베레스 교수는 “우리가 아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 안에 독성이 높은 방사성 물질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고 따라서 그 중의 일부라도 방류가 된다면 처리하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란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삼중수소 희석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본의 오염수 처리와 방류 계획을 비판했다. 인터뷰와 인터뷰에 앞선 그의 발표를 아울러 일문일답으로 구성했다.
―과학자 패널이 일본의 오염수 측정 데이터가 불완전하다고 보는 이유는?
“우선 일본이 우리에게 공유하지 않은 다른 데이터가 존재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왜 일부만 공유하였는지 의문이다. 우리가 제공받은 자료를 확인해보면, 데이터가 중간에 비어 있는 부분이 많다. 저장 탱크의 4분의 1만 측정돼 있고, 주로 바닥에 위치해 있는 고준위 슬러지 폐기물의 농도에 대해선 정보가 전무하다. 데이터의 대표성을 확인하는데 필요한 믹싱(혼합)에 대한 언급도 없다. 동일한 방사성 핵종인데 다른 단위를 사용한 경우까지 있어 정보 파악이 어렵다.”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활용해 64개 방사성 핵종 중 삼중수소와 탄소-14를 제외한 62개 핵종을 기준치 이하로 처리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는 알프스의 신뢰성과 일관성에 상당한 의심을 가지고 있다. 알프스 처리수의 스트론튬(Sr)-90 대 세슘(Cs)-137의 비율에 1만6000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도 있다. 이 두 핵종은 동일한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보통의 경우 비율이 이 정도로 차이가 나진 않는다. 이런 결과를 봤을 때 알프스 시스템의 편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도쿄전력은 고준위 슬러지 폐기물에 알프스가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를 해도 각 저장탱크의 방사성 핵종 농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오염수가 냉각수에서 오기도 하고 지하수에서 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염수가 무엇과 만나 상호작용을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차이가 너무 클 경우 우려할 상황이 될 수 있다.”
―오염수가 해양에 방류됐을 때 가장 우려스런 점은?
“많은 것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지만 특히 수산업에 대한 영향이 우려된다. 태평양 도서국가들은 어업으로부터 많은 경제적 효과를 누리고 있어 일반 주민들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류 섭취가 안전하지 않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어류 섭취의 안전성을 논하기 전에 방사능에 노출이 된 어류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감과 두려움이 커질 것이다.”
―일본은 방류할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 농도에 식수 기준까지 적용한다는데?
“식수는 사람에게 맞춰진 기준이고 해양 생태계 기준과는 다르다. 우리가 바닷물을 마시지는 않는다. 대신 해양 생태계에서 흡수되고 먹이사슬과 같은 다른 경로를 통해 인간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기에 식수 기준은 적절하지 않다.”
―패널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의 대안으로 제안한 생물학적 오염제거 방법의 사례를 소개하면.
“태평양에 서식하는 특정한 종의 굴에는 방사능 물질을 여과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저장탱크 1개 당 1천개의 굴을 넣어 오염을 제거시킨 뒤 굴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알프스 처리수를 콘크리트 제조에 활용하는 방법도 제안했는데.
“삼중수소가 콘크리트에 흡수되면 측정이 거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의 접촉이 거의 없는 교량과 같은 곳에 사용하는 것을 제안한 것이다.”
베레스 교수는 “이런 대안들은 이미 2016년부터 제안됐던 것이지만 일본은 여러 선택지 가운데 가정 비용이 저렴한 방류를 선택했다”며 “일본은 유능한 과학자들과 함께 가장 저렴하고 쉬운 옵션이 아닌 다른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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