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의 외국 항공사 카운터에서 중국인이 출국 수속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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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여행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중국 부유층의 해외 탈출 움직임이 늘고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로 인해 올해 1500억 달러(약 185조원) 이상의 중국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보도했다.
‘공동 부유’를 내세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술기업과 부동산, 교육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안감을 느낀 부유층들이 여행제한 해제와 함께 해외 이주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 부유층은 그동안 공산당 지배를 받아들이는 한 별다른 위협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자 불안감 속에 해외 이주를 추진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 이주 자문업체 관계자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풀린 지난해 12월부터 이주를 위해 해외 부동산이나 기업을 찾는 중국인들의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밝혔다.
캐나다 이민 전문 법률회사인 소비로프스는 이민 관련 상담 예약이 폭증했다면서 가급적 빨리 이민을 오고 싶어하는 중국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 중개 업체인 주와이 IQI는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매수 문의가 2021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6%와 11% 줄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55% 폭증한 상태라고 전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코로나19 대유행 전에도 해외로 나간 중국인들로 인한 자금 유출이 연간 15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는 그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르시아 에레로는 당국의 규제로 자금 유출 규모가 예년보다 커지지 않는다고 해도 노동력과 생산성, 성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지난해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재산 5000만 달러(약 616억원) 이상 최상위 부유층은 3만2000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다.
정보분석 업체 ‘뉴 월드 웰스’는 지난해 해외로 이주한 중국 부유층이 1만800명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다면서 중국 부유층의 해외 이주가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해외 이주를 원하는 중국 부유층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붙잡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줄리어스 베어 그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스위스 취리히에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전담 직원들을 배치해 이주를 원하는 중국 부유층을 맞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부유층의 해외 이주가 아니더라도 지난 3년간 억제됐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올해 다시 시작되면 해외여행 비용만으로도 수백억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즈우 홍콩대학 석좌교수는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으로 인한 올해 자금 유출 규모가 1000억∼2000억달러(약 123조∼246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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