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8% 급증…재배면적·재배량 나란히 증가
생계 어려워진 농민이 양귀비 재배에 의존
미얀마 양귀비 밭에서 TLNA 소속 군인이 양귀비를 제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군부의 쿠데타 이후 국가 실패를 겪고 있는 미얀마가 급성장하는 마약 산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2022년 미얀마 아편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의 2014~2020년 감소세를 보이던 아편 생산량은 쿠데타가 발생한 2021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양귀비에서 추출한 아편은 다시 가공하면 헤로인이 된다.
이 기간 미얀마 내 양귀비 재배지는 전년보다 2% 늘어났고 아편 생산량 역시 4%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지난해에는 생산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양귀비 재배지는 약 33% 증가해 4만100헥타르(㏊)에 달했고, 아편 생산량은 88% 늘어난 790톤(t) 규모로 추산됐다.
지역별로는 무력 충돌이 빈번하고 외진 북부 샨주 등 국경지대에서 양귀비 재배가 급증세를 보였다.샨주 양귀비 재배지는 전년 대비 약 39% 증가했다. 친주, 카야주는 각각 재배지가 4%, 11% 늘었다.
군부의 공습과 교전 등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농민들이 양귀비 재배에 의존하면서 생산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재배지가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재배기술 발전과 비료 활용 등의 영향으로 생산성도 향상됐다. 단위면적 당 아편 생산량은 전년 대비 41% 증가해1㏊당 19.8㎏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2년 유엔마약범죄사무소가 2002년 실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아편 생산자가 지급받는 금액은 지난해 69% 늘어 1㎏당 280달러(약 34만5000 원)로 나타났다. 아편 공급량이 증가했음에도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증가한 것은,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의 아편·헤로인이 세계의 마약 시장과 연결되고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평가된다.
다만 미얀마 화폐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생산 원가도 높아져 농가의 실질적인 이득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베네딕트 호프만 유엔마약범죄사무소 미얀마사무소장은 "결국 아편 생산은 지역민들의 경제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대안을 통해 경제적 안정을 보장하지 못하면 양귀비 재배와 아편 생산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는 세계적인 마약 생산지로 꼽힌다. 아편과 더불어 합성 마약 생산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얀마에서 아편 생산으로 인해 창출되는 이익은 한 해 20억 달러(약 2조4630억 원), 아편을 원료로 하는 헤로인 유통으로 인한 이익은 1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제레미 더글러스 유엔마약범죄사무소 아시아태평양 지역국장은 “2021년 2월 군부의 쿠데타로 인한 경제적, 안보적, 정치적 위기가 아편 생산 및 유통 증가의 원인이 됐다”면서 “마약 경제의 확장은 미얀마의 현 위기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한 만큼 주변국들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