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관 상임위 통과했지만 법사위 전체회의 미상정
정부, 이르면 이달 말 개선안 마련→與 의원 입법 수순
민주, 직회부 등 통해 제동걸듯…일각선 ‘졸속’ 우려도
김도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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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진 기자] 1월 임시국회 첫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모습을 감춘 ‘안전운임제’가 2월 국회에서 최대 쟁점법안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물류산업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안 마련을 추진하면서, 관련 입법을 놓고 여야가 거센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는 안전운임제가 담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법)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개정안은 지난해 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소관 상임위인 국토교통위 문턱을 넘었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안전운임제는 지난 연말 원내대표 간 합의 사항으로 입안했기 때문에 원내대표 간 합의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미상정 이유를 설명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노동자에게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속·과적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2017년 2개 품목(컨테이너·시멘트) 대상 및 3년 일몰 조건으로 도입됐다. 일몰 시한인 지난해 12월31일을 앞두고 여야가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며 폐지됐다. 이미 폐지된 제도인 만큼 개정안도 유효하지 않다는 게 여당의 속내다.
앞선 연장 논의에서 여야는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을 이유로 ‘원점 재검토’ 입장을 고수했고, 이에 민주당은 일몰 시한을 3년 연장하는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안전운임제를 둘러싼 여야 갈등은 2월 국회에서 재현될 전망이다.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비롯한 물류산업 전반의 개선안을 다룬 ‘물류산업 발전 협의체’를 지난주 종료하고 곧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공청회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달 말 정부안을 마련하고, 여당 소속 국토위원들이 관련법을 발의하는 수순이다. 공청회에서는 ▷안전운임제 재평가 ▷지입제 폐지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총량 규제) 개선 등이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관계자는 “안전운임제가 효력을 잃었으니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제도 역시 고려 대상”이라며 “필요하다면 제정법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주·운송사·차주 간 입장 차가 큰 주제들이 다뤄지는 만큼 야당에서도 관련 법안 발의가 예상된다. 민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 수를 내세워 당정의 입법 추진을 막을 가능성도 높다. 법사위 회부 60일 이내에 이유 없이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상임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할 수 있다는 국회법 86조(체계·자구의 심사) 3항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안전운임제 등 물류산업 개선안 마련을 놓고 ‘졸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주도로 출범한 물류산업 발전 협의체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약 한 달 만에 활동을 종료한 데 이어, 정부의 개선안 마련 시점이 당초 예고된 3월보다 앞당겨지면서다. 한 관계자는 “운임·허가제 등 민감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각자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제도 개선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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