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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믿었는데 인생 나락갔다"…청년 농부의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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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농업 지원 사업으로 창업을 시작했던 청년이 시설 공사 중 자연재해 피해를 봤으나 보상을 받지 못해 곤경에 처했습니다.

강원도 삼척시에 사는 A(37) 씨는 지난해 '청년 농업인 창업 기반 구축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습니다.

이 사업은 청년 농업인 유입과 육성을 위한 강원도청 공모 사업으로 도내 각 지방자치단체가 맡아서 진행합니다.

새싹 인삼을 기르려던 A 씨는 먼저 자기 돈 약 2천800만 원으로 재배 시설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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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피해를 보기 전 공사 중인 A 씨의 비닐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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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1천600만 원은 시설 공사가 모두 끝난 다음 받기로 했습니다.

A 씨는 작년 12월까지 시설을 다 짓고 올해 1월부터 새싹 인삼을 기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말 강풍 피해가 발생하며 A 씨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파이프, 하우스 비닐, 냉난방기를 비롯한 내부 설비 등이 무너지거나 날아가며 비닐하우스 전체적으로 강풍 피해를 봤습니다.

결국 A씨는 비닐하우스를 완공하지 못해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고 철거비까지 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A 씨는 "도청 지원사업이라서 멀쩡한 차도 팔고 대출까지 해서 초기 자금을 만들었다"며 "강풍 피해 이후 빚밖에 안 남아 개인 파산 신청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청은 피해 보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삼척시청 농정과 관계자는 "사연은 안타깝지만 시설 완공 전 피해에 대한 보상 규정이 없어 조처해주기 어렵다"며 "대신 작년 사업을 올해까지 연장해 A 씨가 시설을 완공할 경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농어업재해대책법 시행규칙 제2조는 면적 50㏊ 이상의 농작물 피해 혹은 농업용 시설 피해액이 3억 원 이상인 경우 농가에 지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A 씨의 사례는 시설이 완공되기 전에 생긴 작은 규모의 피해라 지원이 안 되는 것입니다.

A 씨는 "시청은 강풍 피해를 본 시설을 철거하고 다시 2천800만 원을 써서 시설 완공 후 지원금을 받으라는 입장인데 이러면 철거비 포함, 약 6천만 원을 쓰고 1천600만 원을 지원금으로 받는 꼴"이라며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순간에 인생이 나락으로 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관 기관을 믿고 거금을 들여 시작한 지원 사업인 만큼 사업 중간에 생긴 자연재해 피해도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원래 받아야 했던 지원금 1천600만 원이라도 받았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 씨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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