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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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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부자도 "우리 주식 안 사"…고용 줄어야 증시가 사는데[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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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지난달 기술주 위주로 큰 폭 하락했다. 하지만 기업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들은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싸다고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더 센티먼트닷컴이 산출한 기업 내부자 심리가 6개월 연속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2년만에 최장기 하락세다.

기업 내부자 심리는 기업 경영진과 이사들의 자사주 매매가 순매도인 기업 대비 순매수인 기업의 비율을 최근 3개월간 평균해 계산한다.

기업 내부자들의 매도 금액과 매수 금액을 단순 비교하지 않고 내부자가 자사주를 순매도한 기업의 수와 순매수한 기업의 수를 비교하는 이유는 특정 한 사람의 매매가 전체적인 기업 내부자 심리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기업 내부자들은 일반 투자자들보다 자사 사업 전망을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들이 주가 급락에도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수하지 않는다는 것은 증시가 아직 바닥을 찾지 못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기업 내부자들의 매매가 순매도인 기업 대비 순매수인 기업 비율의 최근 3개월간 평균 추이를 보면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5월 사이에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는 증시가 폭락하다 급반등하던 초기 국면이다.

이 비율은 이후 2021년 4월까지 쭉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1년 11월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기 전달 소폭 하락했지만 다시 슬금슬금 올라 지난해 서머(여름) 랠리가 시작되기 직전인 6월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엔 쭉 내림세다.

기업 내부자 거래를 연구하는 미시간대학의 금융학 교수인 네자트 세이훈은 WSJ에 "분명한 사실은 현재 주가가 많이 떨어졌는데도 기업 내부자들의 매수세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일종의 경고 신호"라고 말했다.

기업 내부자 매매를 분석하는 워싱턴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내부자 중에 자사주를 가장 많이 매도한 인물은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로 230억달러를 팔았다.

월마트 창업자인 샘 월튼의 상속인인 롭 월튼과 콘스텔레이션 브랜즈의 전 CEO인 롭 샌즈,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인 조 게비아, 알파벳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지난해 자사주를 대거 팔아 치웠다. 워싱턴 서비스에 따르면 이들의 총 매도 금액은 8억9500만달러에 달한다..

반면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아사나의 창업자이자 CEO인 더스틴 모스코비츠는 지난해 기업 내부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9억2100만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시장의 기회가 엄청나기 때문에" 아사나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내부자들의 매도는 내부 정보 이용의 가능성 때문에 규제를 받아 대개 미리 예정돼 이뤄진다. 또 기업 내부자들은 성과급을 자사주로 받는 경우가 많아 통상 매도가 매수보다 많다. 그럼에도 최근의 기업 내부자 매수세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이 사실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허틀, 캘러건 & Co.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해밀턴은 기업 내부자들이 최근 주식 매수에 나서지 않는 것은 다른 일반 투자자들이 매수를 주저하는 이유와 같다고 지적했다.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가 추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시장 심리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고 기업 내부자들도 마찬가지"라며 "주식 투자로 손실을 입은 사람들이 악재가 나오고 있고 주가는 하락한 상황에서 주식 투자를 주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라고 지적했다.


12월 취업자수 증가폭 둔화 전망

한편, 6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엔 지난해 12월 취업자수 증가폭과 실업률이 발표된다.

5일 미국 증시는 노동부의 지난달 취업자수 동향에 앞서 나온 다른 고용지표들이 예상보다 강해 연준의 긴축 스탠스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하락했다.

AD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민간 부문 취업자수는 23만5000명 늘어 예상치 15만3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주 신규 실업급여 청구건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실업자수가 줄었음이 확인됐다.

고용시장이 강세를 지속하면 인건비 상승 압력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 수준까지 끌어내리기가 어려워진다. 고용시장이 호황을 계속하는 한 연준이 긴축을 중단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WSJ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취업자수는 20만명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취업자수 증가폭 26만3000명에 비해 둔화된 것은 물론 2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고용 증가폭이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번번히 예측은 틀려 왔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말 연설을 통해 월간 취업자수 증가폭은 10만명 수준이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시간당 임금은 전달에 비해 0.4%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시간당 임금은 노동력 수급이 빠듯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5.1% 급등했다. 연준은 시간당 임금 인상률을 3% 이내로 떨어뜨리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3개월째 3.7%를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연준의 경제 전망 요약에 따르면 연준 인사들은 올해 실업률이 4.6%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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