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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나홀로 '겨울', 신뢰 떨어지는 모건스탠리...중구난방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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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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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가 발표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부정적 보고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한 반면, 마이크론·TSMC·엔비디아 등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점도 논쟁이 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반토막 낸 SK하이닉스 '승승장구'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모건스탠리의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와 '메모리, 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Winter always laughs last)' 등의 보고서가 공개됐던 지난달 15일 이후 현재까지 6.94% 상승했다. 보고서 영향으로 6.14%가 급락했던 19일 이후로는 13.93% 올랐다.해당 보고서에서는 내년부터 디램(DRAM) 업황이 꺾이면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을 다뤘다. 각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28%)으로, SK하이닉스는 26만원에서 12만원(-54%)으로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의 HBM 공급 과잉 지적에 대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과도하다는 반박 의견을 쏟아냈다. 실질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내년까지의 HBM 물량을 완판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이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4.02%)와 SK하이닉스(9.44%) 모두 급등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HBM이 공급 과잉이라면 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서 추가로 공급을 받으려 하는지 설명되지 않는다"며 "범용 메모리 반도체 또한 공급 과잉 상황이라면 수출이 어려운 중국이 부진한 국내 소비에도 무리하게 관련 시설을 증설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주가를 두고 12개월 선행 기준으로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16배로 주가는 과매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왜 K-반도체에만 엄격한가...마이크론·엔비디아·TSMC는 '긍정적'?

마이크론의 3분기 깜짝 실적이 공개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모건스탠리는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기존 100달러에서 114달러로 올리기도 했다. 같은 달 16일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140달러에서 100달러로 약 30% 하향 조정했음에도, 열흘 만에 전망을 반전시킨 것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더 높은 자본 지출과 지속 가능한 성장' 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대만 TSMC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TSMC는 'AI 반도체 수요가 매우 강하게 증가'하면서 반도체 전 공정과 첨단 패키징(CoWoS) 모두 생산능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TSMC의 CoWoS 생산능력이 2025년 말까지 월 8만~9만 웨이퍼(반도체 원판)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전 예상치인 7만개에서 상향 조정된 수치다.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차세대 반도체인 블랙웰의 대량생산이 시작됐고, 매우 강력한 수요를 보여 주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4분기 45만개의 블랙웰 칩을 출하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규 칩에서만 약 100억달러(13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중구난방 전망에 혼란 가중...메모리 반도체 '겨울라이팅'

애초에 모건스탠리는 지난 6월 6일까지만 해도 HBM 공급 과잉이 아닌 '공급 부족'을 예상하며, AI 주도 아래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 4개월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과거 2021년 8월에도 모건스탠리는 '메모리-겨울이 오고 있다(Memory - Winter is coming)'라는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후 올해처럼 약 4개월 만에 전망을 뒤집었다. 그해 4분기(10∼12월) 이후 D램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고,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급락했다.

다만 같은 해 12월에는 반도체 시장의 7.7% 성장세를 내다보며 긍정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 제목은 '겨울이 지구온난화를 만났다(Winter meets golbal warming)'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등에 대해 "예상보다는 '덜 나쁜'(less bad)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후 2023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시장은 침체기를 겪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건스탠리가 공개하는 전망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며 "반도체 위기설은 다소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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