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셔틀, 현금갈취, 뺨도 때려… 대형은행 부장 '갑질'에 공분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내 4대 시중은행 한 곳에서 부장급 직원이 부하 직원을 상대로 현금 갈취, 폭행, 사적 지시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은 최근 내부 감찰을 통해 대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B 부장을 대기발령조치했다.

B 부장의 '갑질'은 피해 직원의 배우자 C 씨가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 부장의 만행을 고발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C 씨는 남편 명의로 쓴 해당 글에서 "남편이 부장이랑 스크린골프를 치러갔는데 내기를 해서 잃었다면서 100만원만 달라고 하더라", "며칠 지나서 또 실적을 못 채워서 벌금으로 100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라며 금전을 갈취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또 "남편은 어느 날은 뺨을 맞고, 또 어떤 날은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듣고 귀가했다"라며 폭행과 폭언도 행해졌다고 밝혔다.

B 부장은 자신이 김밥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부하직원들에게 돌아가면서 김밥을 싸오도록 시키기도 했다. C 씨는 "남편이 김밥을 싸달라기에 '김밥을 왜 싸가서 먹냐'고 물었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이같이 말하더라"고 전했다.

C 씨는 "남편이 부장 때문에 힘들어서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다", "부장이 타 부서로 발령이 안 나자 완전히 취해서 들어왔다. 이제 이런 일 안 당해도 된다고 남편이 엄청 기대했었는데…"라며 심경을 전했다.

폭로 내용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A 은행과 B 부장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 은행 횡령 등 금융사고도 많이 일으키더니 어디까지 곪은 거냐"라고 말했고, 다른 누리꾼은 "요즘 같은 시대에 저런 부당한 일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저항도 못하고 당했다는 것도 놀랍다"고 썼다.

은행 관계자는 "감찰팀이 블라인드 글을 보고 조사를 한 결과 의심되는 사항이 있어서 대기 발령을 해 놓은 상태"라며 "논란이 된 내용들이 실제 발생했는지 추가 조사 후 징계를 확정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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