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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이기영, 육군간부 시절 음주운전 첫 적발 ‘전과 4범’… 이수정 “사이코패스 소지 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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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이기영(32·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28일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에 대해 경찰은 추가 범행 존재 여부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씨가 음주운전 전과 4범이었다는 사실도 알려진 가운데,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이씨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혹시 모를 추가 피해자를 찾기 위해 이씨가 최근 1년간 통화하거나 메시지 등을 주고받은 주변인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이씨가 동거녀이자 집 주인이었던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후 수개월 교제한 여성이 있다는 사실도 파악됐는데 다행히 이 여성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2건의 살인을 저지른 파주시 자택 내부 벽 및 캠핑용 왜건에서 발견된 혈흔에 대한 과학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씨는 해당 핏자국이 A씨를 살해한 뒤 유기할 때 생긴 핏자국이라며 추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 시신을 찾는 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A씨의 DNA를 비교할 가족들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혈흔 신원 비교·대조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추가 피해자가 있을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에 “살인을 서슴지 않게 저지르고 이후 태연하게 은폐를 시도하는 등 사이코패스일 소지가 다분하다”며 “잔혹하고 냉혈한이면서도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를 마구 쓰는 등 허술하고 충동적 측면도 있는 새로운 범죄자 유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타인을 숙주로 삼아 이용하고 수틀리면 살인을 저지른 31세 이기영이 20대에는 성실하고 착하게 살았을 거라 볼 수 없다”며 “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파악되지 않은 범죄 피해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제 신상도 공개됐으니 적극적으로 제보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강력부서 전직 경찰관은 “우발적인 범행 주장은 신빙성이 낮아 보인다”라며 “비슷한 유형의 피해자들이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20일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또 올해 8월 초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전 여자친구였던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택시기사 B씨의 신용카드로 약 5000만원, 전 연인인 A씨를 살해한 뒤에도 A씨 소유였던 신용카드를 2000만원가량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A씨 명의로 1억여원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의 범행은 현 여자친구 C씨가 고양이 사료를 찾기 위해 이씨의 집 옷장을 열었다가 B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 112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기영은 음주운전 전과 4범으로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1년 만에 이 같은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기영이 처음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건 2013년이다. 당시 육군 간부였던 이기영은 무면허 음주 운전을 하다 단속하는 경찰관의 손을 물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저항해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육군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전역하고 나서도 2차례 음주운전을 반복해 2019년 징역 1년의 실형을 또 선고받았다.

이씨의 집에서 나온 혈흔과 그에 대한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 결과는 이번 주 초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찰은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이번주 내로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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