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건강상 이유로 교황직 사임
60여권 저술한 뛰어난 신학자
“원칙의 수호자” 전세계 애도물결
바티칸 베드로 대성전에 공개 안치
60여권 저술한 뛰어난 신학자
“원칙의 수호자” 전세계 애도물결
바티칸 베드로 대성전에 공개 안치
베네딕토16세 교황의 생전 모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지난 12월 31일(현지시간) 95세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오전 9시 34분에 바티칸에서 돌아가셨다고 슬픔 속에 알린다”고 밝혔다.
2013년 건강상 이유로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했던 베네딕토16세는 종신직인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역대 두 번째 교황이다.
교황청은 “신자들이 작별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이 내년 1월 2일부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공개 안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례미사는 오는 5일 바티칸에서 열린다.
전통교리의 수호자였던 베네딕토 16세는 ‘신의 로트와일러(독일 맹견)’로 불릴 정도로 보수적인 성직자로 유명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요한 바오로 6세 이후로 폐지됐던 교황 의상을 다시 착용하는 등 전통을 되살리는 데 주력했다.
동성애, 이혼, 인간 복제 등에 반대했으며 해방신학, 종교 다원주의, 여성 사제 서품 문제에 대해서도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하지만 환경 보호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진보적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재임기간 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슬람이 본질적으로 폭력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무슬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고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부인한 가톨릭 주교를 복권해 유대계와도 마찰을 빚었다.
본명은 요제프 라칭거로,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태어났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77년 뮌헨 대주교가 됐고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신앙교리성 장관에 임명됐다. 교황청 내 보수파의 중심으로 교황에 선출되기 전 이미 미국 타임지의 ‘세계 100대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교황 자진 사임은 598년만의 일
지난 2005년 4월 28일 바티칸에서 열렸던 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미사에 참석한 김수환 추기경이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교황에 선출됐고 즉위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가톨릭 역사상 598년 만의 일이었다.
베네딕토 16세는 뛰어난 학자이기도 했다. 사제 시절이던 1963년부터 사임한 2013년까지 60권 이상의 책을 출간했다. 그가 저술한 ‘나자렛 예수’는 이 분야 스테디셀러가 됐다.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으나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깊이 있는 신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모국어인 독일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 불어, 영어, 스페인어 등 10개국 언어에 능통했고, 모차르트와 바흐의 곡을 즐겨 칠 정도로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을 보유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뮌스터대 재직 시절 김수환 추기경의 스승이었고, 재임 중 정진석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하는 등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2006년과 2009년 교황청을 방문한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의 선종소식이 전해지자 전세계 가 그를 추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세기 최고의 가톨릭 신학자였던 거인을 잃은 슬픔에 잠긴 천주교인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는 믿음과 원칙에 따라 성당에 일평생 헌신한 저명한 신학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은 “모든 이에게 평화와 선의를 전파하고, 성공회와 가톨릭 간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끊임없이 애썼다”고 말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