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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미국·일본…해외 신년 방송 장식하는 K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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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 등 해외 새해맞이 신년 방송에 출연하는 K팝 가수들이 늘고 있다. 주로 해당 국가의 인기 가수만이 출연하거나, K팝 장르는 소수만 출연 가능했던 프로그램들이다.

◇미국 새해의 첫 얼굴로 나선 K팝

조선일보

31일 ABC 신년 방송에 서는 제이홉./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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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이하 현지시각) ABC방송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쇼 ‘뉴 이어스 로킹 이브(New Year’s Rockin’ Eve)’ 무대에는 방탄소년단(BTS) 제이홉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오른다. 제이홉은 특히 이 쇼의 헤드라이너(간판 공연자)로 볼드롭 행사에 참여한다. 매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여는 이 쇼는 새해 자정으로 넘어가는 시각 카운트다운에 맞춰 공중에서 대형 공 모양 조형물을 떨어뜨리는 ‘볼드롭’ 행사로 유명하다. 행사 전후로는 북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져왔다. 그만큼 미국 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새해 전야 방송이자 온라인 생중계 방송은 전 세계 수억 명이 시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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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127(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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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NCT127은 같은 날 CNN 인터내셔널의 신년맞이 특별 방송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New Year’s Eve Live)’ 인터뷰에 출연한다. 매해 각 국의 주요 현지 인사들을 생중계 인터뷰해 새해에 대한 전망을 들어보는 방송이다. 다양한 분야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인터뷰 해온 이 방송에서 K팝 그룹이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킨 이브의 경우 볼드롭 행사 무대에 처음 오른 K팝 가수는 2012년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가수 싸이가 처음이었다. 이후 2017년·2019년 BTS가 각각 사전녹화와 생방송으로 이 쇼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대중음악계에선 “올해의 미국 신년방송들이 K팝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본다. 이문원 평론가는 “당시에는 그저 서브 컬처가 우연히 이뤄낸 선방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젠 BTS, 블랙핑크가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다. 미국 방송가에선 K팝 스타가 부르는 게 당연한 주요 섭외 대상자로 올라선 것”이라고 했다.

◇홍백가합전 대거 출장하는 걸그룹

31일 일본 대표 연말 특집 프로그램 NHK ‘홍백가합전’에는 K팝 걸그룹이 대거 출연한다. 트와이스는 2017·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출연 명단에 올랐고, 르세라핌, 아이브는 올해 처음 홍백 문을 밟게 됐다. 특히 르세라핌은 명단 발표 당시 일본에 정식 앨범을 발매하기도 전이어서 화제가 됐다. 이 밖에도 멤버 구성은 전원 일본인이지만 한국기획사가 제작한 걸그룹 니쥬(소속사 JYP)와 보이그룹 JO1(제작사 CJ ENM)까지 사실상 한국기획사로부터 출발한 총 5개 팀이 출연진에 올랐다.

홍백가합전은 1951년부터 한 해 동안 일본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아온 가수들이 출연해 홍팀과 백팀으로 나눠 무대를 겨뤄 온 프로그램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 크게 개최돼 온 대표 새해맞이 방송인 만큼 출연진에 이름만 올려도 ‘인기가수’ 타이틀을 갖춘 것으로 여겨졌다. 한국 가수는 1987년 조용필이 최초 출연, 1990년까지 4회 연속 출연했었다. 이후 한국 가수가 여러 명 출연한 건 2011년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까지 3팀이 출연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올해 그 기록을 깨게 된 것이다.

데일리신초, 프라이데이 등 일본 현지 언론에선 이 같은 K팝 그룹의 대거 출연이 “홍백가합전의 시청률 하락 때문”이란 분석을 줄이어 내놓았다. “일본 내 유명 아이돌 소속사인 ‘쟈니즈’도 6팀이 출연하는데 K팝이 5팀인 건 이상하다” “중·장년층도 많은 홍백가합전 시청 층을 무시한 처사” “홍백가합전 안 본다”와 같이 일부 불만을 제기하는 현지인들도 있다고 전했다. 홍백가합전 시청률은 1960년~1970년대에는 70~80%대, 2000년대 초반까지도 50%에 육박했지만 이후 매해 하락해 지난해 최저 시청률(31.5%)을 기록했다. ‘국민방송’이란 타이틀이 무색해졌다는 비판까지 받는 상황에서 최근 일본 10대·20대 사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K팝 그룹을 대거 출연시켜 화제성을 끌어올리려 했다는 것이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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