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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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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신생아 수 또 최저…외국인·고령자 고용 늘려 '인구절벽'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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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정부 내에 생긴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1회 이상 나눠쓸 수 있도록 바뀌고, 연간 3일에 불과한 난임 치료 휴가 기간은 늘어난다.

28일 관계부처 합동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인구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인구 감소 위기에 맞춰 ▶경제활동인구 확충 ▶축소사회 적응 ▶고령사회 대비 ▶저출산 대응 4대 분야별 6대 과제를 확정했다. 위원회는 “차별 없는 출산ㆍ양육 환경 조성하고,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대응한 체계적 이민정책 수립을 검토하겠다”며 “고령자 고용 활성화와 복지제도 개편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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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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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ㆍ예술인에게도 육아휴직급여를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활성화하도록 대체 인력을 고용하는 업체에는 혜택(인센티브)을 줄 예정이다. 정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아 오랜 기간 유지한 중소기업에는 혜택을 더 주기로 했다. 법적으로 혼인 관계가 아닌 부모로부터 태어난 아이가 제도상 차별받지 않도록 법령도 고친다.

이민과 외국인ㆍ고령자 고용을 늘리기 위한 제도 보완이 함께 이뤄진다. 이민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이 생겨날 예정이다. 정부는 준비 차원에서 내년 추진 체계를 만들고 중장기 이민정책 방향도 수립한다. 법무부 산하에 설립된 출입국ㆍ이민관리체계 개선 추진단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간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체계적이민정책연구회(가칭)를 설립하고 이민정책연구원 기능도 확충한다.

현행 5년인 중소기업 채용 외국인 전문인력 비자 발급 경력 요건은 3년으로 축소된다. 올해 2000명인 숙련기능전환인력 총량 쿼터는 내년 5000명으로 늘어난다. 조선업 등 구인난이 심한 업종에 이들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비전문 취업인력(E-9)이 출입ㆍ재입국 없이 숙련기능인력으로 전환 신청을 할 때 필요한 체류 기간 요건은 5년에서 4년으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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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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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지역에서 오랜 기간 체류한 외국 인력에 거주(F-2)·영주(F-5) 자격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외국인 유학생(D-2)이 시간제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도 학업 성취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노인 간병을 전문적으로 하는 외국 인력을 도입하는 방안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60세 이후에도 정년 폐지나 연장, 재고용을 통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형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60~65세 수준에 묶여있는 복지 제도 전반의 연령 기준을 상향하는 안도 논의 대상이다.

여러 종류로 흩어져 있는 양육ㆍ보육 지원금도 수술대에 오른다. 현금성 보편 지원제도를 통합하거나 재구성하는 방안이다. 줄어드는 학생 수에 맞춰 중기 교원수급계획을 새로 짜고, 사립대학 구조개혁 지원 제도를 함께 수립한다. 정부의 국토ㆍ도시ㆍ지역 정책 단위도 인구 감소 추세에 맞춰 다시 설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제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인구 감소 속도가 워낙 빨라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 보고서를 보면 올해 10월 인구는 9104명 자연 감소(외국인 유입 같은 외부 변수를 제외하고 출생ㆍ사망에 따른 인구 감소만 따진 수치)했다. 2019년 11월 이후 36개월 연이어 인구가 줄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자연 감소한 인구만 9만5879명에 이른다.

10월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감소한 2만658명으로, 2만명 선을 턱걸이했다.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10월 기준)다. 출생아와 사망자 수 격차가 벌어지면서 인구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이미 전 세계 198개국 중 꼴찌인 합계출산율(지난해 0.81명)은 바닥없이 더 내리는 중이다. 2070년이면 한국 인구는 3766만 명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더 큰 문제는 고령화다. 그해 인구 절반 가까이(46.4%)가 65세 이상인 노인 국가가 된다.

정부는 돌봄 복지를 늘리고 외국인ㆍ고령 취업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이날 내놨지만, 기존 대책과 큰 차이가 없다. 이미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한 인구 감소, 초고령화 시계를 되돌리기엔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인구 정책은 수 관리에 중점을 뒀고 결국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가족을 이루고 살아도 되겠다’는 가족 정책적 측면에서 과감한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방향성도 모호하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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