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강경 일변…"반러 노선 강화돼 바이든과 소통 불가"
타스 통신, 우크라에 최후통첩 보낸 사실 뒤늦게 공개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주최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주권 강화 근거로서의 유라시아 선택'이란 주제로 열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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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와 손을 잡고 러시아를 파괴하려고 한다"며 "그들이 러시아의 파멸을 희망한다는 건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서방 집단과 그들의 통제를 받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그간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을 확인해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는 것을 목표로 선언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정상적인 소통을 유지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립적인 반러시아 노선이 점점 더 극심해지고 포괄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타스통신은 일전에 라브로프 장관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향해 러시아 대통령실이 타진한 합의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러시아군이 모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사실을 뒤늦게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라고 밝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본격 침공했다. 침공 초기 푸틴 대통령은 개전 책임을 회피하고자 '전쟁' 대신 '특별 군사작전'이란 표현을 일관되게 사용했다. 우크라이나를 '비나치화'하고 비무장화한다는 명분에서다.
서방은 푸틴의 이러한 태도에 '적반하장'이란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책임이 국경선을 넘은 러시아군에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도 제국주의 영토 확장에 불과하다고 본다.
일각에선 개전 초기 시작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러시아에 대항하는 서방 동맹을 분열시킬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까지 강경 발언을 쏟아낸 라브로프 장관은 사실 지난 10년 동안 매파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고 서방이 러시아를 옥죄고 세계정세를 지배하려 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해 줄곧 국제사회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최근 미·러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주 젤렌스키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한 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포함해 18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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