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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美 10년래 최악 원유 유출…키스톤 송유관 폐쇄 후 유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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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9일 미국 캔자스주 워싱턴 카운티 교외에서 이 곳을 지나는 키스톤 파이프라인에서 원유가 유출돼 인근 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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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래 미국 최악의 원유 수출 사고로 인해 환경 오염과 함께 미 정유업체들이 가격 압박에 직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고는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미국 일리노이와 캔자스 등을 거쳐 텍사스, 오클라호마의 원유 저장고로 연결되는 미국 최대 송유관 키스톤 파이프라인에서 발생했다. 지난 7일 파이프라인이 지나는 캔자스주 북동부 밀 크릭에서 기름이 새기 시작하자, 캐나다 운영사 TC에너지는 이를 폐쇄했다. 새어 나온 기름의 양은 1만4000배럴(약 222만L)로 키스톤 파이프라인 건설 이래 최대이며, 최근 10년간 일어난 대규모 유출 사고 중 하나다. 블룸버그는 키스톤 파이프라인이 미국에서 "가장 더러운 송유관"이라며,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원유를 유출했다고 이날 전했다.

유출된 기름은 인근 캔자스주 워싱턴카운티의 강 지류로 흘러 들어갔다고 TC에너지는 밝혔다. 이후 격리 구역을 설정하고, 지금까지 강 인근에서 2598배럴의 기름과 물을 회수했다고 했다.

기름 유출 직후 석유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즉각적인 유가 상승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1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미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약 7%가량 올랐다. WSJ에 따르면 이날 WTI 중질유 선물 계약가는 77.34달러로 전날보다 2.59%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키스톤 파이프라인 폐쇄가 오클라호마 쿠싱에 있는 원유 저장소의 비축량 감소를 더 가속했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키스톤 폐쇄 후 다른 경로로 원유가 수송되고 있지만, 하루 수송량은 약 32만 배럴로 사고 이전(약 62만 배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이로 인해 미국 유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쿠싱 저장고는 키스톤 폐쇄 이전에도 감소하고 있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쿠싱의 지난주 재고량은 2440만 배럴로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저장고의 용량은 7660만 배럴로 현재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 정유업체는 앨버타주 오일샌드 유전지역에서 파이프라인을 타고 온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디젤 등 석유 제품을 생산한다. 캐나다산 원유는 상대적으로 미국산보다 저렴하지만, 사고 후 정유업체들은 모자란 양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며 가격 압박을 받는 중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베이커&오브라이언의 찰스 켐프 부사장은 "정유업체의 원유 수입 비용이 증가하고 업체는 그만큼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산 원유는 벤치마크인 WTI보다 13.3달러 할인된 가격에 거래됐다. 하지만 할인 폭은 사고 이전(18.3달러)보다 더 좁혀졌다.

유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미국 교통부 산하 파이프라인·유해물질 안전관리청(PHMSA)은 TC에너지가 파이프라인 재개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키스톤 파이프라인은 계획단계부터 환경오염 문제로 논란을 빚었다. 파이프라인은 3단계까지 건설돼 운영 중인데, 기존 라인에 앨버타주와 미 네브래스카를 가로지르는 4단계 XL프로젝트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기후변화를 부추긴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업을 불허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재허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승인방침을 다시 뒤집었다. 이후 TC에너지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전에 들어간 상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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