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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서울교육청 ‘중고생 태블릿 지급’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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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중고생 태블릿 지급’에 제동

내년부터 모든 중·고교 신입생에게 태블릿PC를 하나씩 나눠주려던 서울시교육청 계획이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지난 7일 서울시교육청이 편성한 예산안에서 태블릿PC ‘디벗’ 무상 지급 사업비 923억원과 전자 칠판 설치 사업비 1590억원 등 5688억원을 뺀 12조3227억원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29일 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시교육청이 낸 예산안 중 90가지가 넘는 사업비를 삭감했는데 예결위가 이를 그대로 통과시킨 것이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중1 신입생 전원에게 무상 지급했던 태블릿PC를 올해는 고1 신입생에게도 지급하려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시의회에서 “학습 방해 등 부작용이 크고 예산 낭비”라는 이유를 들어 기각했다. 이 밖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공동 추진해온 서울형 교육혁신지구(교육청과 자치구가 협력해 방과 후 교육을 하는 제도) 사업비 165억원과, 교육청이 남북교육교류협력기금에 적립하겠다고 한 10억원도 잘라냈다. 학교가 가스·전기 요금을 내고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자유롭게 쓰는 ‘학교 기본 운영비’도 1829억원을 줄였다. 여기에는 교육청이 학교마다 평균 1억원씩 주기로 해 ‘묻지 마 예산 뿌리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던 ‘학교 공간 자율 계획 사업비’ 1303억원이 포함됐다.

예결위를 통과한 예산안은 오는 16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확정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통과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학교 기본 운영비를 줄여 당장 일선 학교 냉·난방비가 모자랄 판”이라며 반발했다. 교육청 관계자도 “전례 없는 공공 요금 인상과 고물가 상황에서 운영비가 삭감되면서 수업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시의회 예결위는 감액된 5688억원을 모두 교육청 ‘내부 유보금’으로 넘기고, 이를 최대한 빨리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재편성해 제출하라고 했다. 이성배(국민의힘)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은 “방만한 예산은 삭감했으나, 겨울방학 중 꼭 필요한 학교 시설 개선 공사를 할 수 있도록 그런 부분은 새로 편성해달라”고 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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