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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합격자 갑자기 500명대로 껑충… 노무사 시험, 나도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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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제 관심 커져 전망 밝고 변호사 등 他자격증보다 수월”

취준생·직장인 사이 인기 끌어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 박모(25)씨는 올해 1월부터 학원을 다니며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원래는 일반적인 대기업 취업을 준비했다가, 노무사를 준비하는 쪽으로 진로를 틀었다고 한다. 박씨는 “중대재해처벌법에 직장 내 갑질, 주 52시간제 등 매년 노사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되는 걸 보면서 노무사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 하루빨리 이 분야에 진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공인노무사는 노동법, 노사관계, 인사(人事)에 대한 조언이나 조정 업무 등을 하는 전문직이다. 공인노무사 시험은 절대평가로 진행돼 매년 선발 인원에 별도 제한이 없다. 최소 합격자 수만 300명으로 정해져 있다. 최근 경향을 보면 2019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7000명 안팎이 응시해 최종 합격자가 300~350명 정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3월 치러진 올해 자격증 시험에 갑자기 8261명이 몰린 데다, 지난 11월 말 2차 합격자만 무려 549명이 나왔다. 3차 면접이 남았지만, 여기서 탈락하는 응시생은 거의 없다고 한다.

노무사가 인기를 얻는 것은 최근 수년간 사회적으로 노동 관련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취업 준비생이나 직장인 등 사이에서 노무사가 전망이 밝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 주 52시간제, 직장 내 괴롭힘 등이 매년 논란이 됐고, 올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벌칙이 강화돼 각 기업에 비상이 걸린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실제 현재 기업을 다니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노무사 시험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서울의 한 중견기업 인사팀에서 일하는 박모(30)씨는 “인사 업무를 하려면 근로기준법 등을 알아야 한다”며 “공부를 하는 김에 노무사 시험도 준비하자는 생각이 들어 퇴근 후에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고 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회사에서 노무사 수요가 많아, 자격증을 따려는 직원들도 크게 늘었다”고 했다.

노무사 자격증이 다른 전문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변호사 자격증을 따려면 등록금을 내며 법학전문대학원을 다녀야 하는데, 노무사의 경우 시험만 통과하면 자격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무사 자격증을 받으면 노무법인에서 수습 교육을 하는데, 합격자 수가 크게 늘어 교육을 해줄 법인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향후 적정 규모가 선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최종 합격자가 수습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한국공인노무사회와 협업하겠다”고 했다. 이런 점 때문에 시험 난도가 더 올라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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