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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골잡이 없는 모로코·크로아티아…약한 공격력, 몸으로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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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팀 중 압박수비 횟수 최다

꼴찌는 메시 있는 아르헨티나

조선일보

모로코 선수들, 공만 잡으면 우르르 태클 - 지난달 27일 카타르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모로코 선수들(흰색 유니폼)이 벨기에의 샤를레 더케텔라러(22번)를 이중 압박하고 있는 모습. 모로코는 이번 월드컵 네 경기 동안 상대 압박 횟수(1648회)가 8강 진출 팀들 중 가장 많았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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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하지 않는 팀은 살아남지 못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새삼 느낄 수 있는 현대 축구의 트렌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에 출전한 팀을 대상으로 집계한 ‘압박 횟수’로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8강 진출 팀의 지난 4경기 총 압박 횟수를 분석한 결과, 모로코, 크로아티아, 네덜란드가 1~3위에 올랐다. 1648회로 가장 많은 압박을 가한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는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뤄낸 이번 대회 다크호스 중 하나다. 미드필더 하킴 지야시(29·첼시)를 필두로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통해 조별리그에서 벨기에를, 16강에서 스페인을 차례로 꺾었다. 2위 크로아티아는 1200회, 3위 네덜란드는 1149회였다. 세 팀 모두 특출난 골잡이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진영에서 공을 뺏어내 바로 골을 노리는 전술을 택했다.

확실한 골잡이가 있는 팀은 그 반대였다. 8강에 나서는 팀 중 가장 압박을 적게 한 건 아르헨티나(764회)였다.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라는 설명이 필요 없는 공격수를 가진 팀이다. 두 번째로 적은 잉글랜드(802회)는 지난 러시아 대회 득점왕 해리 케인(29·토트넘)이 버티고 있다. 세 번째로 적은 프랑스(941회)엔 이 시대 최고의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가 있다. 압박으로 체력을 빼는 대신 후방부터 차분히 공격해도 충분히 골을 뽑아낼 결정력을 지닌 선수가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4~5위는 포르투갈(1102회), 브라질(1054회)이 차지했다. 포르투갈은 모든 선수가 전방을 강하게 밀어붙이는데, 압박을 전혀 하지 않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 탓에 상위권을 차지하지 못했다. 실제로 호날두가 긴 시간을 소화한 가나·우루과이전은 220~290회 압박에 그친 반면, 호날두가 적게 뛴 한국·스위스전은 350회를 넘어섰다. 브라질은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를 필두로 기라성 같은 공격진을 두고 있는데도 비교적 압박 횟수가 많다. 괜히 이번 대회 초강력 우승 후보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동반 16강을 이룬 한국과 일본도 많은 압박을 소화했다. 한국은 1139회. 가장 많은 횟수를 수행한 건 최전방의 조규성(156회)이었다. 일본은 무려 1829회를 기록했다. 일본이 강호 독일, 스페인과 같은 조에서 1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건 경기 내내 성실하게 압박축구를 펼친 덕분이었다.

[도하=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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