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개시명령·생계 등으로 복귀 차주 늘어
화물연대 “비조합원 잃었지만 조합원은 굳건”
정부가 8일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와 관련해 철강·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추가 발동하면서 노조의 대오 균열이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앞서 지난달 29일 시멘트 분야 운송거부자에게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이후 각종 화물운송량은 이미 평시 수준을 회복했고, 파업 집회 등의 참여인원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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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 통화에서 정부의 추가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철강·석유화학 분야 업무개시명령에 대해서도 취소소송 등 법적 대응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파업 대오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저희 화물연대 조합원은 전체 화물기사 43만여명 중 2만5000명(국토교통부 추산은 2만2000명)밖에 안 된다”며 “동조 파업을 해주던 비조합원들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라는 겁박으로 복귀하는 걸 우리가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에선 집회 참여 숫자로 자꾸 얘기하는데 조합원 나이가 대부분 50대 후반~60대라 집에 있는 경우가 많다”며 “비조합원이라는 중요한 동력은 잃었을 수 있어도 저희 조합원은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 파업동력 약화는 늘어난 물동량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는 총 18만t이 운송돼 평년 동월(18만8000t) 대비 96% 수준을 회복했고, 부산항과 광양항 등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일일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115%까지 올라갔다. 같은 날 집단 운송거부 등 관련 집회 참가인원도 3900명으로, 지난달 24일 총파업 출정식(9600명) 대비 4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화물연대 상급기관인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는 최근 국제노동기구(ILO)와 국제연합(UN)에 ‘추가 긴급 개입’을 요청하는 등 장외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한국 정부는 파업 시작 전부터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만을 주장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한 장관과 여당 국회의원들은 반노조, 파업 파괴를 선동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파업을 범죄화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러한 행태가 화물노동자뿐 아니라 노동기본권 전반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음을 우려해 추가적인 개입을 요청하는 서한을 ILO 사무총장과 유엔 평화적집회결사 자유특보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 단체들은 지난달 28일에도 ILO에 긴급 개입을 요청했고, ILO는 지난 2일 한국 정부에 ‘업무개시명령은 국제 기준 위반’이라는 공문을 전달한 바 있다.
다만 산별 노조의 동조 파업이 이어지는 점은 정부에 부담이다. 건설노조 타설분회가 지난 5일 동조 파업에 돌입했고,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지부도 이날부터 레미콘과 콘크리트 펌프카지회 노동자들이 동조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를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도 오는 12일 동조 파업을 예고했다.
한편 전날 경남 진해에서는 경찰관을 폭행한 화물연대 노조원이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6시58분께 경남 진해 용원동에서 귀가를 종용하는 경찰관 종아리를 발로 폭행한 혐의로 화물연대 노조원 A(62)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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