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이 13일째 지속되고 있는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품절' 표시가 붙어 있다. 정부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대 업종의 출하 차질 규모를 3조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최주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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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13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철강 및 석유화학 업계가 물류 정상화를 촉구했다. 화물연대에 집단운송 거부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업계는 정부에는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한국철강협회와 한국석유화학협회는 6일 성명서를 내고 화물연대 총파업을 강하게 비판했다. 철강협회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국내외 철강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근 운송 거부는 모든 노력을 헛되게 만드는 수준"이라면서 "화물연대는 집단운송 거부를 즉각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서도 강력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철강협회 측은 "정부가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을 수용하면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파업이) 일어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시킬 것"이라며 "업무개시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통해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전날까지 집계된 철강업계 전체의 출하 차질 규모는 92만 톤(t), 피해액은 1조2,000억 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6월 화물연대 파업 피해 규모인 1조1,500억 원을 웃도는 수치로, 포스코의 출하 지연은 하루 2만7,000t(포항제철소 1만 톤·광양제철소 1만7,000t), 현대제철은 하루 5만 톤에 달한다는 게 철강협회 측 설명이다.
같은 날 석유화학협회도 성명서를 내고 "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가 길어지면서 석유화학은 생산된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곧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협회는 국내 주력산업이자 대표 수출 산업인 석유화학의 공장 가동이 멈출 경우 하루 평균 1,238억 원에 달하는 매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5일까지 화물연대 파업 12일 동안 철강, 석유화학, 정유, 시멘트, 자동차 등 5개 업종의 출하 차질 규모는 3조5,000억 원(잠정)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유 분야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 품절 주유소가 85곳(전국 주유소 기준 0.8%에 해당)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선제적 업무개시명령 발동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긴급점검회의를 통해 "국가 핵심 산업과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유, 철강, 석유화학 분야의 피해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막대한 피해가 현실화되기 이전 이번 주 중에라도 선제적으로 업무개시명령 발동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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