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 1일 베이징을 방문한 찰스 미셸(왼쪽) 유럽연합이사회 의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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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덜 치명적이라며 봉쇄 정책 완화를 시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프랑스 AFP가 2일 보도했다. AFP 등은 유럽연합(EU) 관계자를 인용해 1일 베이징에서 가진 찰스 미셸 EU 이사회 의장과 3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현재 중국의 우세종은오미크론이고 델타에 비해 중증도가 낮아 방역 조치 완화를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시위대는 주로 학생이나 10대 청소년”이라며 “사람들이 3년간의 코로나로 매우 지쳐 있다”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는 중국과 EU의 회담 공식 발표에는 없는 내용이다.
지난달 24일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로 코로나 격리 중이던 주민들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며 중국에선 백지 시위가 확산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반면 시 주석의 언급은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을 지속할지 여부에 대해 중국 지도부가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주목된다.
단 방역 완화 움직임을 놓곤 중국 보수파와 의료계 일부에서 반대 입장이 여전하다. 줘자퉁(卓家同) 광시 좡족자치구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지난달 ‘상하이예방의학’ 저널 온라인판에 기고한 ‘동태청령(動態清零·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이 흔들릴 수 없는 원인과 효과’ 논문에서 “지난 3년간 중국은 동태청령으로 6억9900만 명의 감염과 626만 명의 사망자 발생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줘 부주임은 600만 인구의 홍콩에서 다섯 번째 오미크론 확산 당시 방역 완화로 6분의 1이 감염돼 1만 명당 15명이 사망했다며 14억 중국에 이를 적용할 경우 한 차례 유행만으로 2억3300만 명의 감염과 209만3700명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베이징의 한 핵산검사소(코로나19 검사소)가 철거되고 있다. 핵산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안내판도 중국 곳곳에 내걸렸다.(오른쪽) 사진=홍콩성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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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해제 땐 홍수처럼 뒤덮어”
리광만(李光滿) 전 화중전력보(華中電力報) 편집인은 3일 “홍콩과 대만의 최근 사망자 숫자를 볼 때 춘절(중국설)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지금 일단 조금만 푼다 해도 홍수처럼 하늘을 뒤덮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의 방역 주도권을 자본가가 장악해서는 안 된다”며 “핵산검사 관련 기업은 군대식 관리를 시행한 뒤 국유화 개조를 진행해야 한다”라고도 주장했다.
중국 방역요원의 입은 흰색 방역복 등에 ‘THE END’라고 쓴 글자가 보인다. 방역 상황이 끝나기를 바라는 희망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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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방역 완화를 놓고 혼선도 노출됐다. 베이징의 경우 시내 핵산검사소가 잇따라 문을 닫으며 핵산 검사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방역 당국은 핵산검사 전면 중단은 가짜 뉴스라고 발표했다. 베이징방역판공실은 “최근 인터넷에 유포된 4일부터 전면 개방, 핵산 검사 중단, 건강코드 검사 취소 등의 주장은 가짜 뉴스”라고 발표했다. 5일부터 대중교통 탑승 때 했던 48시간 음성 확인 절차를 폐지하지만 이것이 곧 위드코로나 조치는 아니라는 점까지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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