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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진실화해위 "사형된 실미도 공작원 4명…군이 재판 포기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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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진실화해위)는 '실미도 부대 공작원 인권침해사건'이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피해자들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1971년 8월 실미도 사건에서 살아남은 공작원 4명을 상대로 재판을 포기하도록 공군이 회유한 일입니다.

중앙정보부와 공군은 1968년 북한 침투 작전을 목표로 실미도 부대를 창설했습니다.

3년 넘게 군사 훈련을 받은 공작원 22명은 1971년 공군 기간요원들을 살해한 뒤 탈출해 서울로 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4명을 제외한 나머지 공작원은 모두 숨졌습니다.

살아남은 공작원들은 공군본부 보통군법회의에 넘겨져 1971년 12월 6일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이 항소했으나 고등군법회의에서 2주 만에 기각됐습니다.

이후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었으나 이를 포기하면서 형이 그대로 확정돼 4명 모두 1972년 3월 사형됐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실미도 부대 모집 과정부터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공군은 '훈련 후 장교 임관', '임무 수행 후 원하는 곳 배속' 등 이행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워 민간인을 위법하게 모집했습니다.

이후 공작원들이 실미도를 탈출한 뒤에는 부대의 실체를 숨기기 위해 당시 공군본부 사령부 교도소장이 생존한 공작원들을 회유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게 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공군이 민간인을 기망해 북한침투 공작원으로 모집하고 재판청구권을 침해한 행위는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는 유족에게 사과하고, 상소권 회복 청구 등 피해구제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군부대에 안치된 유해를 유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다시 안치하고 기림비를 설치하는 등 공작원 명예 회복을 위한 조처를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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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원회가 추정한 실미도 공작원 유해 매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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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는 '서울시 부랑아시설 강제수용·시설 내 인권침해 사건'도 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형제복지원이나 선감학원 이외 수용시설에서도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피해자 A씨는 1976∼1978년까지 서울시 관내 부랑아시설 두 곳에 3차례에 걸쳐 수용된 뒤 강제노동 등 인권침해를 당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서울시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다른 피해자들의 진실 규명을 위해 관련 기록물 열람·제공 조치에 협조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3·15 의거 참여자 인권침해' 사건도 규명하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1960년 3월 15일부터 약 한 달간 마산 지역에서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며 시위한 시민과 학생들을 경찰이 폭력적으로 진압한 일입니다.

당시 경찰이 총기를 발포해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일반 시위 참여자에 대해 처음으로 진실을 규명한 것"이라며 "3·15 의거 진상규명을 통해 참여자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명천호·창성호 납북귀환 어부 인권침해사건'과 '납북귀환어부 가족 인권침해 사건'도 규명됐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명천호 선원 6명과 창성호 선원 7명 등 13명은 1964년 동해 근해에서 조업 중 납북됐다가 귀환해 수일간 불법으로 구금됐으며, 반공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았습니다.

당시 수사기관이 연좌제를 적용해 1969년 납북·귀환한 어부 최모 씨의 가족들을 불법으로 연행해 고문·가혹행위 등을 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진실화해위는 반공법 위반 판결의 재심과 국가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사진=진실화해위원회·2기 진실화해위 제공, 연합뉴스)
소환욱 기자(cowbo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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