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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파업 ‘손실 눈덩이’…화주들 “내주 공장가동 중단, 수천억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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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시멘트·석유·철강·사료·자동차 등

6개 화주단체 트레이드타워서 ‘기자간담회’

화주단체들 “파업 장기화땐 수천억원 피해”

헤럴드경제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왼쪽 네번째)이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수출입물류 정상화 촉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주홍(왼쪽부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수석본부장, 정동창 대한석유협회 부회장,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허대영 한국철강협회 본부장,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 조정래 한국사료협회 전무.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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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우·배문숙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에 반발한 6개 화주 단체가 “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30일 트레이드 타워 5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한 6개 화주협회는 한국석유화학협회·한국시멘트협회·대한석유협회·한국철강협회·한국사료협회·한국자동차산업협회다. 모두 발언자로는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나섰다. 화주 단체들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장문을 닫을 정도로 피해가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화물연대가 석유화학단지를 봉쇄하거나 하는 움직임은 아직 없지만, 항만을 봉쇄하고 있다”면서 “항만에 들어갈 수 있는 컨테이너가 10% 수준이라 석유화학 공장의 파업이 계속될 경우 12월 5일부터는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에 들어가는 비용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화물연대 파업 당시 석화 업계가 받은 누적 피해액은 규모가 3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김 본부장은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공장 가동을 멈췄다가 재가동하는 데 약 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80% 수준으로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데 더 이상 가동률을 낮추게 되면 공장 안전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라 공장을 셧다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업무개시명령이 시작됐지만, 시멘트 업계의 피해는 누적되고 있다.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은 “11월은 성수기에 매일 18만t(톤)에서 20만t까지 시멘트를 출하해야 하는데 파업 이후에는 평소의 10% 수준까지 출하량이 떨어졌다”면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이후 출하량이 평소 대비 30% 수준까지 복구됐지만, 재고가 쌓여서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봤다.

지난 24일 파업이 시작된 후 지난 28일까지 시멘트 업계가 받은 피해액은 총 6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평시 출하량은 닷새간 70만3000t 규모가 돼야 했지만, 6만800여t만 출하됐다. 시멘트 업계 영향은 건설 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한건설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8개 건설사 전국 459개 건설 현장 중 256개 현장(56%)이 지난 25일부터 레미콘 타설을 중단했다.

석유 업계는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장기화 시 석유제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동창 대한석유협회 부회장은 “전국 11개 주유소에서 석유 부족 현상이 생겨서, 협회 차원에서 직접 배송해주는 방식으로 급하게 막고 있다”면서도 “집단 운송거부 장기화 시 석유제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기준 전국 주유소의 재고가 휘발유는 8일분, 경유는 10일분가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으로 유류제품 수송이 지연돼 동난 주유소가 전국에 총 21개소다. 이들은 저장용량 대비 판매량이 많은 수도권 주유소(서울 17개소, 경기 3개소, 인천 1개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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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엿새째인 지난 29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에 화물차량들이 멈춰 서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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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협회 관계자는 “주유소마다 탱크용량이 커봐야 1~2주 분량을 보관할 수 있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적극적으로 나서면 화물연대가 비조합원 차량의 타이어를 빼놓거나, 유리창을 깬다든지 과격하게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철강협회도 현재 육송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허대영 한국철강협회 본부장은 “월평균 출하량이 약 600만 톤인데, 24일부터 29일까지 철강 출하에 차질이 생긴 물량이 약 60만 t(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면서 “아직은 적재공간을 활용해서 생산을 진행하고 있지만, 운송거부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더 이상 생산을 할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조정래 한국사료협회 전무도 “사료는 배송이 되지 않으면 가축이 직접 굶게 되는 특수한 업계”라면서 “앞으로 2~3일 후에는 전국에 가축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수석본부장도 “인건비와 임시보관소 운영 명목으로 매일 약 4억원씩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신차를 직접 주행해서 배송하는 ‘로드 운송’으로 고객에게 배송 중인데, 고객들에게 품질 저하 불만 민원이 속출하는 중”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가 시멘트 업계를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진행한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화주 단체들은 아직 미온적인 입장이다. 정부의 개입은 반기지만, 그 전에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자체적인 해산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화물 운송 분야 종사자들이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멘트 업계의 피해가 컸지만, 다른 업계로 본격적인 피해가 확대되기 전까지는 되도록 운송 분야 종사자의 자발적인 업무개시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김평중 본부장도 “공장 가동이 중단된다면 피해는 업체만이 아니라, 운송 기사도 함께 진다”면서 “공장 가동이 멈추지 않도록 파업 수준을 최소화해달라”고 호소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엿새째 이어진 지난 29일 정부가 시멘트 업계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자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명령 무효 가처분 신청과 취소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반발했다. 이날까지 무역협회에 접수된 화물연대 파업 애로사항은 현재 37개 사에서 62건이다. 납품 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 및 해외 바이어 거래선 단절이 29건으로 전체의 47%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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