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깃발. <한겨레>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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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미국과 무역기술위원회(TCC) 3차 회의를 앞둔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공개 비판하며 협상력 높이기에 나섰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5일 무역 분야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을 겨냥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정성”이라며 “우리는 유럽 기업·수출품들이 미국에서도 똑같이 대우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미국 기업과 수출품이 유럽에서 대우받는 것처럼 유럽 기업과 수출품도 미국에서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돔브로우스키스 위원은 이어 “이 법에 규정된 녹색 보조금 중 많은 부분이 유럽연합의 자동차·재생에너지·배터리·에너지 산업을 차별한다. 유럽연합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 문제를 미국 쪽에 여러 차례 제기했다”고 했다. 유럽연합은 다음달 5일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된 3차 무역기술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내년 1월 본격 시행되는 인플레 감축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돔브로우스키스 위원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불필요한 방해”와 “새로운 분쟁”을 피해야 한다면서 “쉽진 않겠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악화된 경제협력 관계를 회복하고 중국을 포위하는 ‘공급망 재편’ 작업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무역기술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었다. 이번 3차 회의는 법 시행 전 마지막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대응 사업에 3750억달러(약 502조원)를 투입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이 법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이 법으로 감세·보조금 등 혜택을 받는 기업을 북미나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한 기업으로만 한정했다. 그 때문에 큰 피해를 보게 된 한국은 물론 유럽연합·일본 등은 이 법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한국은 유럽연합·일본과 공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주 미국을 찾아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플레 감축법과 관련해 다시 한번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움직임에 맞서 유럽 업체에 보조금 등 혜택을 집중 지원하자는 ‘유럽 제품 구매법’을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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