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아픔 깃든 옛 국군광주병원, 치유의 공간 ‘화정근린공원’으로 탈바꿈

광주시, 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와 연계·활용

5·18 사적23호로 지정된 광주 서구 화정동 옛 국군광주병원이 화정근린공원으로 조성된다. 사진은 공원 조성 계획도. 광주시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에 연행돼 고문을 받은 민간인들을 치료한 옛 국군광주병원이 치유의 공간 ‘화정근린공원’으로 조성된다.

광주시는 서구 화정동 옛 국군광주병원을 화정근린공원으로 조성하는 공사를 12월부터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업비는 토지보상비 71억원과 공사비 40억원 등 총 111억원이 투입된다.

5·18 사적23호로 지정된 국군광주병원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에 연행돼 심문 과정에서 고문과 폭행으로 부상을 당한 시민들을 민간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국군병원으로 강제로 옮겨 치료한 곳이다.

2007년 함평군으로 이전하고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시민들에게 개방하면서 현재까지 산책로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내부에 화장실, 운동시설, 휴게시설 등 공원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불법 쓰레기 투기, 무단 경작, 배수로 막힘 등으로 공원 이용객과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광주시는 공원 조성계획 수립을 위해 주민설명회를 열고, 인근 주민자치회 주민들과 간담회 통해 근린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에 따라 옛 국군광주병원에는 산책로와 주차장이 조성되고, 곳곳에 운동기구도 배치된다.

옛 병원 시설 중 병원 본관동과 같은 역사적 상징성이 높은 건축물은 보존하고, 안전등급이 낮아 위험하거나 창고 형태의 불완전한 건축물은 해체해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할 계획이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착공 예정인 국가폭력 트라우마치유센터와도 동선을 연결해 공원 숲이 치유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공사 기간은 1년이며, 공사 중에는 건설 중장비가 운행되는 등 위험 요소가 있어 공원출입이 통제된다.

김준영 광주시 신활력추진본부장은 “화정근린공원이 조성되면 옛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원이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치유의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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