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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혁신도시 시즌2 위해 지원청 설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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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병태 나주시장이 최근 집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및 나주시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나주시】


"지금 미래 에너지 산업을 선점하지 못하면 미래에 어떤 비용을 감당해야 할지 모릅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KENTECH)를 향한 비난 여론을 겨냥한 듯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나주시는 켄텍 개교에 발맞춰 10년간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켄텍 개교로부터 1년도 채 넘기지 못한 시점에 '예산 낭비'라는 비난부터 앞서고 있다. 윤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 에너지 분쟁으로 비화하는 현실을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에너지 특화 연구기관을 활용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윤 시장은 최근 관심이 시들해진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혁신도시 시즌2)'과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에 대한 해법도 함께 전했다. 세계 유일 에너지 특화대학을 표방하는 켄텍, 혁신도시에 자리 잡은 공공기관과 함께 나주를 미래첨단과학도시로 바꾸겠다는 윤 시장의 구상을 들어봤다.

―나주가 에너지 분야 특화대학을 품은 첫 도시가 됐다.

▷최근 전 세계 에너지 산업 동향을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경제 전체가 위기에 빠진다는 것이 자명해졌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분쟁 강도가 강한 기존 에너지 자원(석유 등)을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해외와 에너지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켄텍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시작된 것은 맞는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에너지 분야 특화대학교인 켄텍이 존재한다는 것은 나주라는 지역의 틀을 떠나 대한민국 경제와 미래를 위해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켄텍에 출연하는 한국전력의 적자를 지적하는 비난 여론도 있다.

▷근본적으로 에너지원을 수입해야만 하는 문제점부터 따져봐야 한다.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등 주요 수출 품목 모두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전력의 희생이 뒤따랐고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갔다. 해외 의존도가 높아 연료비용을 줄이지 못하는데 모든 적자를 한전의 경영 탓만으로 볼 수는 없다.

한전도 경영난을 해소하려면 새로운 에너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연구개발 없이 가능하겠는가. 오히려 연구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켄텍에 투자를 해야 한다. 나주시 또한 재정이 좋진 않지만 1000억원을 투자한다. 전남도에서도 1000억원을 내놓고 2000억원 규모의 용지 무상 제공 등 총 4000억원을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켄텍 지원방안이 있다면.

▷연구 분야는 켄텍이 전문이기 때문에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할 일은 대학이 제 할 일을 할 수 있는 공간(클러스터)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켄텍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기업, 연구소 집적화를 통한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도시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나주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를 품으면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전국 10개 혁신도시는 지역 발전 거점 역할을 하기 위해 조성됐지만 미흡한 정주여건 개선이 한계로 지목돼 왔다. 이주 공공기관 직원의 정착, 인구 유입은 지자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책임도 있다. 혁신도시의 최종 확장 개념을 보자면 세종시로 볼 수 있다.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을 지자체에만 맡기면 근본적인 투자 여력에서 중앙정부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에서 내는 세금을 재원으로 사회기반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공공기관은 수익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

―정주여건 개선 해법을 제시한다면.

▷학교, 병원, 쇼핑·문화·체육시설 등 분야에서 대도시 이상의 정주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세종시 행복도시 건설청에 준하는 '혁신도시 지원청'을 설립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지방재정으로 사회기반시설 구축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혁신도시 지원청 설립과 함께 혁신도시 정주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법적 거점을 만들어가면 그나마 지방소멸을 늦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첨단산업 육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있다.

▷에너지에 특화된 전력반도체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고 한다. 정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 방침에 부응하면서 최적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생태계 여건을 갖춘 나주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나주는 전력반도체 산업 육성에 충분한 기반시설 등을 구축하고 있다. 혁신도시 인근에 반도체 산단을 육성하기 용이한 국가에너지산단이 있고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풍부한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반도체 대기업에 꼭 필요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이 가능한 태양광발전 단지도 보유해 전력 공급뿐만 아니라 ESG 경영 요구에도 부합한다.

한국전력과 한전KDN, 전력거래소 등 국가 중요 전력기관이 있다는 점은 어느 지역도 내세울 수 없는 나주만의 강점이다. 혁신도시를 끼고 있기 때문에 전력반도체 기업 및 이전기업에 대도시 못지않은 생활·연구환경도 제공할 수 있다. 인접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을 통한 우수 인력 양성도 가능한 곳이 나주다.

[나주/진창일 기자]

▷윤병태 시장은…

△1960년 나주 출생 △광주상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학사 △미국 미주리주립대 경제학 박사 △제36회 행정고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이사 △기획재정부 예산실 행정안전예산 심의관 △민선 8기 나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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