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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SSG랜더스 우승턱 ‘쓱데이’, 행사상품만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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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말 주부 김모씨(55)는 잔뜩 기대를 안고 서울 강남의 이마트 역삼점 ‘쓱세일’을 찾았지만 씁쓸하게 빈손으로 돌아왔다. 초특가 계란에 삼겹살과 와인 등은 일찌감치 품절이었고 황태와 멸치 등은 40~50% 할인이라고 했지만 세일 이전 가격과 동일해서였다. 김씨는 “매장에 남아있던 ‘1+1’ 상품은 잘 팔리지 않는 비인기 제품들이 대부분이었고 다른 제품은 비싸서 장바구니에 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일기간 내내 난리가 아니었는데 준비 물량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미끼상품에 헛걸음을 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자사 프로야구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턱’으로 대대적 할인행사에 나섰지만, 비싼 물가 속에 일부 상품만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일 북새통을 이룬 이마트의 경우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에는 준비 물량이 너무 부족했다는 불만이 나왔다.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전국 134개점의 ‘쓱세일(11월18~20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배 증가해 목표치를 140% 넘겼다. 특히 초특가 상품으로 내놓은 삼겹살과 목살의 경우 230t이 팔려나가 한달 매출 수준인 33억원어치를 거뒀고, 계란(30구)은 20일치 물량인 31만판을 판매했다. 또 절반 값에 내놓은 G7와인 4종은 28만병, 2+1 봉지라면은 218만봉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이마트에서 ‘연중 최대 규모 할인혜택’이라던 초특가 상품은 지난주 말 문을 열자마자 품절되다시피 했고, 대체상품으로 내놓은 건 비인기 신상품이 대부분이었다. 또 이미 오른 가격을 기준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한 경우가 많아 체감 물가는 정상가격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고물량 소진을 겨냥해 쓱세일을 진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울 이마트 미아점을 찾은 강모씨(51)는 지난주 말 매장 곳곳을 둘러봤지만 필요한 물건은 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행사가에 내놓은 신선식품과 생필품은 조기품절된 상태였다. 7980원에 사먹던 냉동만두(1+1)는 1000원 비싼 8980원에 팔고 있었다. 그마나 진열대에 남아있던 상품들은 ‘추천’ 팻말이 붙어 있어 자칫 ‘쓱세일 초특가’로 착각할 뻔했다. 강씨는 “이마트가 선정한 인기 카테고리만 세일 대상일 뿐, 나머지는 정상가 상품들이 많았다”며 “고추장과 세제 등 1+1 행사는 브랜드별로 자주 진행하는 만큼 시간만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몰 쓱닷컴에서 수시로 이마트 상품을 주문하는 주부 최모씨(48)도 불편을 겪었다고 했다. 평소 20~30% 싸게 사던 계란(30구)이 주말 내내 동이 났고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할인상품이 한꺼번에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평소는 계란 30구에 6000~7000원에 샀는데 주말에는 1만원이 넘는 제품들만 넘쳐났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인터넷사이트 게시판에는 “행사전 상품 가격 올려놓고 할인한다고 눈속임” “사람만 많고 실속이 덜한 마이너한 품목 세일이 많음” 같은 불만들이 올라왔다.

이마트 관계자는 “워낙 고물가 시대이다보니 고객들이 체감하는 할인폭이 작게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쓱데이 물량도 품목마다 최소 20일 이상치를 준비했던 만큼 앞으로도 장바구니 가격부담을 줄이기 위해 알찬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0월31일부터 대규모 연중 할인행사인 ‘대한민국 쓱데이’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전면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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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쓱데이’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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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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