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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가계소득 하위 20%, 지출 절반이 ‘식비’···먹고살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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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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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7~9월) 소득 하위 20%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의 절반을 식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비지출의 절대량은 1년 전보다 늘었지만, 물가인상을 반영하면 실제 지출된 양은 줄어들어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의 인상도 예상되고 있는 만큼 필수 생계비 지출 비중이 높은 서민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1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가 식비로 쓴 금액은 월평균 42만9000원이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이 27만9000원, 외식 등 식사비가 14만9000원이었다. 가처분소득(90만2000원) 대비 식비 비중은 47.5%로, 소득의 절반을 식비로 지출한 셈이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가처분소득(807만1000원) 대비 식비(128만원)의 비중은 15.9%였다. 4분위는 20.8%, 3분위는 23.5%, 2분위는 26.5%로 소득이 낮을수록 식비의 비중이 컸다. 최근 들어 식료품 물가가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가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분기 식료품·비주류 음료의 물가는 1년 전보다 7.9%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5.9%)을 웃돌았다. 외식 등 음식 서비스 물가의 경우 8.7% 올랐는데, 이는 1992년 3분기(8.8%)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1분위의 식비는 작년 동기(41만3000원)와 비교해보면 3.7% 늘었지만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기준으로 산정하면 오히려 4.1% 감소했다.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총 지출액은 늘었지만 실제 가계의 먹거리 소비는 줄어든 것이다. 식비 지출 감소 폭은 실질 기준 4분위 -2.4%, 3분위 -2.7%, 2분위 -3.3% 등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커졌다. 5분위의 식비 지출만 0.8% 늘었다.

당분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민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최근에는 우유 원유값 인상이 결정되면서 유제품과 이를 재료로 하는 빵·아이스크림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전기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어 필수 생계비 비중이 높은 서민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분기 가처분소득 대비 주거·수도·광열 지출 비중을 보면 1분위 21.9%, 2분위 11.9%, 3분위 7.8%, 4분위 6.6%, 5분위 3.8% 등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컸다. 주거·수도·광열은 주거 임차비용, 연료비, 주택 유지비 등 주거 관련 비용을 말한다.

기획재정부는 “물가·민생안정을 위해 마련된 기존의 대책들을 조속히 시행해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가구의 가계 부담을 완화하겠다”라며 “복합적 경제위기가 취약계층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고용·사회안전망을 지속해서 강화해 저소득층 삶의 질 개선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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