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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출금 지연' 가상화폐 예치 서비스, 왜 고팍스에만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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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제네시스 캐피탈, 고팍스 지분 투자한 DCG 자회사

나머지 거래소는 스테이킹 서비스…개념·서비스 구조 달라

연합뉴스

FTX 로고와 가상화폐 모형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민선희 오주현 기자 =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의 '고파이' 출금 지연이 지속되면서 가상화폐 예치 서비스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FTX 파산 사태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고팍스 외에 다른 거래소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같은 문제가 재현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 고팍스, 2대 주주 DCG 자회사 통해 고객 자산 운용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5대 원화 거래소 중 예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고팍스가 유일하다.

다른 거래소 중 일부도 한때 예치 상품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현재는 예치 대신 스테이킹(Staking) 서비스만 제공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팍스의 '고파이'는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모집 중인 상품에 예치한 뒤 예치 기간의 이자수익을 가상자산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가상화폐 가격 변동에 따른 시세차익과 이자수익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은행 예금처럼 자유형과 고정형 상품이 있는데, 자유형 예치상품은 별도로 정해져 있는 모집 및 예치기간 없이 자유롭게 가상자산 입출금이 가능하다.

원금은 출금 신청 시, 이자수익은 매일 일할 계산돼 고팍스 지갑으로 지급된다.

반면 고정형 예치상품은 모집 및 예치 기간이 정해져 있으며, 모집 기간 내 가상자산을 예치한 뒤 만기일이 도래하면 원금과 이자수익을 돌려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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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팍스의 '고파이' 소개화면
[고팍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예치는 고객이 맡긴 가상화폐를 운용업체에 맡긴 뒤 대차 혹은 차익 거래를 통해 이자를 충당한다.

고객 가상화폐가 운용업체에 넘어가기 때문에 운용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돌려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

'고파이'의 경우에도 가상화폐를 미국 운용사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Genesis Global Capital, LLC)에 맡겼는데, 여기서 신규 대출·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파이 고객 자산도 묶인 상태다.

고팍스가 5대 거래소 중 유일하게 예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제네시스와의 관계 때문이다.

제네시스의 모회사는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이다. DCG는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의 모회사이기도 한데, 지난해 5월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에 투자를 하면서 2대 주주가 됐다.

스트리미의 1대 주주는 이준행 고팍스 대표다.

◇ 업비트 등은 스테이킹 서비스…고객자산 별도 지갑에 보관

고객이 자신의 가상화폐를 거래소에 맡기고 이자를 지급받는다는 점에서 가상화폐 예치 서비스는 스테이킹과 유사하다.

하지만 예치와 스테이킹은 개념은 물론 서비스 구조 역시 다르다.

스테이킹은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블록체인 검증에 활용하도록 맡기고 이자가 아닌 보상(reward)으로 디지털 자산을 받는 서비스다.

주로 이더리움과 같은 지분증명(Proof of Stake·POS) 방식 코인을 대상으로 한다. POS 코인은 거래내역 검증을 수행하는 검증인이 필요하다.

거래소가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예치와 달리 스테이킹은 개인 투자자가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도록 거래소가 일종의 중개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2.0 스테이킹에 참여하려면 최소 32ETH(이더리움)이 필요하다.

개인이 32ETH를 마련하려면 약 5천300만원(19일 기준)이 필요한데다 기술적으로도 복잡하기 때문에 거래소가 여러 고객을 모아서 중개해준다는 것이다.

상품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고객 서비스에 가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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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이더리움
[연합뉴스 자료사진]


거래소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고객을 늘리고 자산 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측면도 있다.

스테이킹의 보상은 예치 서비스의 이자와 비슷하지만 검증에 참여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점이 다르다.

아울러 고객이 거래소를 통해 스테이킹 서비스에 가입하면 고객 예치금은 운용사 등 제3자에 위탁되는 것이 아니라 거래소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다른 점이다.

따라서 스테이킹의 경우 고객 자산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업비트와 빗썸, 코빗 등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들은 고객이 맡긴 자산을 자체 지갑 등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비트 관계자는 "스테이킹을 위한 고객 예치금은 제3자에게 위탁하지 않고 업비트가 직접 검증자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해당 자산은 인터넷과 분리된 환경의 '콜드 월렛'에 직접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pdhis959@yna.co.kr, ssun@yna.co.kr, 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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