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시 방 점검 등 6개 불공정 약관 적발
기숙사 사업자별 불공정 약관 현황.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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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기숙사가 학생이 없는 방을 예고 없이 들이닥쳐 점검하거나, 학기 도중 휴학 등으로 퇴사하더라도 기숙사비를 환불해 주지 않는 등 불공정한 약관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내에 건물이 있고 비용도 저렴해 기숙사가 제시하는 일방적인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을 향한 갑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전국 26개 대학교 기숙사 사업자에 대해 실시한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숙사 측은 사생활 등 학생의 권익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불공정 약관 6개를 자진 시정했다.
경희대국제캠퍼스 등 4개 기숙사는 기숙사 점검이 필요한 경우 사전 안내 없이 불시에 개인 호실을 출입할 수 있는 약관을 뒀다. 연세대 등 3개 기숙사는 중도 퇴사할 경우 기숙사비를 돌려주지 않거나 위약금을 많이 무는 식으로 '찔끔 환불'을 해줬다.
또 △기숙사에 두고 간 물품을 임의 처분(5곳) △보증금·관리비 등 정산금을 퇴사 후 늑장 반환(11곳) △약관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사업자가 결정(8곳) △강제 퇴사 시 환불 불가(3곳) 등도 공정위 조사에 걸렸다.
기숙사 측은 개인 호실 점검은 학생이 방에 머무를 때만 실시하고, 중도 퇴사 시엔 위약금 공제 후 잔여 계약 기간만큼 금액을 돌려주는 식으로 약관을 개선했다. 단 계약 기간이 30일 이내로 남은 상태에서 퇴사한 학생은 기숙사가 대체 입사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불받을 수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입소를 원하는 학생들은 기숙사가 공동생활 규율과 행정 편의만을 강조하는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불공정 약관 시정으로 기숙사를 이용하는 대학생, 학부모 피해가 줄고 불합리한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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